'돌풍' 부천FC의 꿈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

2016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돌풍’을 일으킨 팀을 꼽으라면 단연 부천FC1995다. 정규리그 40경기에서 33실점하며 강원FC와 함께 최소실점을 기록한 덕분에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쉽게 강원에 덜미를 잡혀 승격 기회가 무산됐지만 부천의 선전은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선전에도 승격에 실패한 부천은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바로 부천이 자랑했던 포백 수비 ‘강한이유’가 해체되는 것. 부천은 강지용과 한희훈, 이학민, 유대현까지 네 명의 단단한 수비가 2016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분명한 힘이다. 하지만 2017시즌을 앞두고 부천이 자랑했던 ‘강한이유’는 공식 해체했다.

승격팀 대구와 강원이 각각 한희훈과 강지용을 데려갔다. 이학민도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난다. 부천은 수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선수들과 재계약을 원했지만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동경하는 선수들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강력한 수비와 함께 외국인 선수가 이끌었던 공격도 루키안의 이탈로 힘을 잃었다. 송선호 감독뿐 아니라 주축 선수의 이탈은 부천의 분명한 악재였다.

2017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정식 감독 데뷔를 앞둔 정갑석 부천 감독(왼쪽)은 자신의 축구를 빠르고 시원한 축구로 정의했다.(사진=부천FC1995 제공)
◇ 부천의 업그레이드, 두 번 좌절은 없다

2017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부천은 빠르게 빈자리를 채워나갔다. 아산 무궁화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송선호 감독을 대신해 수석코치였던 정갑석 감독이 부임했고, 이적한 선수들의 대체 자원도 빠르게 영입을 마쳤다.

가장 먼저 아시안쿼터로 호주 출신 중앙 수비수 안토니 골렉을 데려왔다. 안토니는 201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다. 이어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추가로 수비 선수 영입을 마쳐 수비 불안의 우려를 씻었다.

루키안의 빈자리도 대체자원을 물색 중이다. 우선 임대 신분으로 지난 시즌 맹활약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바그닝요를 완전 영입했고, 유럽과 남미 출신 공격수의 마지막 저울질이 진행 중이다. 중원의 무게감을 더할 추가 영입도 현재 추진되고 있다.

정갑석 부천 감독은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안토니의 영입을 시작으로 수비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측면 수비수와 함께 중앙 수비수도 확보했다”면서 “중앙 수비수는 클래식을 경험한 노련미 있는 선수다. 동계훈련을 통해 올해와 같은 수비 조직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영입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다음 주 정도면 새 시즌을 준비할 모든 선수단 구성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시즌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22세 이하 선수 출전 문제도 해결해 분명 2016년보다 전술적으로 유연한 2017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부천의 돌풍을 이끌었던 강력한 수비는 새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아시아 챔피언' 경험을 가진 호주 출신 수비수 안토니가 새롭게 이끈다.(사진=부천FC1995 제공)
◇ 아쉬운 승격 좌절, 2017년의 목표는 승격!

사실 정갑석 감독은 프로 경력이 없는 지도자다. 하지만 최근 K리그에서 한창 화제가 됐던 P급 지도자 라이선스를 가졌을 정도로 준비된 지도자다. 2017시즌 부천에서 감독 데뷔를 앞둔 정갑석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은 ‘더블 템포’, 그리고 ‘시원한 축구’로 정의했다.

정갑석 감독은 “단순히 빠른 템포가 아닌 그 이상을 원한다. 2016년에 부천의 축구는 템포가 조금 느렸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충분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라며 “패스가 나가는 타이밍이나 경기 운영이 느려지면 내가 원하는 축구를 펼치기 힘들다. 90분 내내 빠르게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타이밍이 필요한 순간에는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팀 스타일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지도자로서 프로 무대 데뷔를 하는 상황이지만 정갑석 감독의 목표는 분명했다. “팀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팬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는 “2017년의 목표는 승격이다. 부천이 바뀐 모습으로 관중이 더욱 늘어나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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