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혼란을 수습할 여당 원내사령탑에 친박계 인사가 뽑히면서 비박계 이탈 등 여당 내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119명 중 62표를 얻어 러닝메이트인 재선의 이현재 의원과 함께 승리했다.
반면 비박계를 대표해 나온 나경원 의원은 55표를 얻어 당권을 쥐는데 실패했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향후 비박계 탈당 등 분당 위기에 놓인 당을 수습하고, 탄핵 정국에서 거대 야당과 국정 수습책을 논의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다.
당선 발표 후 정 신임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축하 박수 속에서 승리의 꽃다발을 건네받았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막상 발표가 되니 어깨가 무겁고 앞이 막막함을 느낀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흩어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즉생의 마음으로 새누리당을 살리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의총 직후 정 신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공약인 '친박 2선 후퇴'와 계파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친박쪽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찾아뵙고 (2선 후퇴를) 강력히 요청드릴 것"이라며 "반대로 (나 의원이 당선) 됐다면 혼란이 있었겠지만 제가 당선되면서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친박계 중심의 혁신과 통합 보수모임 해체를 종용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사퇴하는 이정현 지도부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주류측에서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비주류 추천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당내 인사로 할 지 여부는 의원 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재산을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는 나경원 후보의 입장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업들로부터 모은 돈이 아니라 당원이 모은 재산이기 때문에 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의총과 당원들의 뜻을 모아 비대위가 구성된 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이정현 지도부의 윤리위 인선 문제로 파업에 들어간 사무처 당직자 문제를 거론하며 "새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새로운 윤리위 인선이 되도록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변화의 결과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며 향후 대응책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변화를 기대했고 의원들이 민심에 따른 선택을 기대했는데 변화의 결과를 못 만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변화 세력이 예전보다 조금 커진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변화를 원하는 세력과 앞으로 당의 변화와 개혁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