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가 났다"…K재단 내부자가 실토한 朴 개입 증언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낙점됐으니 대통령도 만족해 했다"고 들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고민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로 드러난 K스포츠재단 관리 및 운영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한 것으로 볼 만한 핵심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15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4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밝힌 내용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종범 전 수석과 얼마나 자주 통화를 했느냐"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전체 합쳐서 5번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통화내용을 묻자, 정 전 이사장은 "최초에는 (안종범을) 만나서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낙점됐으니, 대통령께서도 만족해 하셨다"고 밝혔다.

그 말을 들은 박 의원이 "대통령의 재가가 났다는 거냐"고 묻자 "(재가가) 났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이 재차 "재단 이사장까지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는 거냐"고 확인을 요구하자 정 전 이사장은 "네, 그렇게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재단 이사회 통해 이사장으로 선임됐는데, 그후에 그런 어떤 여러가지 건으로 (안종범과) 5번 정도 통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증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에도 관여하는 등 K스포츠재단 운영에 깊숙히 연루됐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준다.

정 전 이사장은 앞서 "최순실은 알지만 대통령은 잘 몰랐다"며 선을 그으려는 태도를 보였는데, 의도치 않게 실토한 셈이 됐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4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를 감찰하다 해임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역시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통령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그는 "올해 4월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첫 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전경련 소속 재벌들로부터 모금을 해서 재단 2개를 만들었는데 거의 비슷한 형태였고 모금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됐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생각은 첫째로는 재벌이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다. 둘째는 안 전 수석의 영달이나 노후를 위한 것도 절대 아니다. 셋째는 정권이 2년이나 남았는데 도대체 이 재단을 만들고 뒷감당을 어떻게 할 건가"였다고 덧붙였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두 재단이 “육영재단이나 일해재단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게 아니었나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운영하는 재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들어온 돈 자체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봐야하지 않냐"는 질문하자 "발각이 안 되고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오래가면 궁극적으로는 재단 소유관계를 가지고 분규가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전 특별감찰관은 "결국은 육영재단도 소유관계를 가지고 송사가 있었다"며 "이것도 필시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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