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4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밝힌 내용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종범 전 수석과 얼마나 자주 통화를 했느냐"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전체 합쳐서 5번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통화내용을 묻자, 정 전 이사장은 "최초에는 (안종범을) 만나서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낙점됐으니, 대통령께서도 만족해 하셨다"고 밝혔다.
그 말을 들은 박 의원이 "대통령의 재가가 났다는 거냐"고 묻자 "(재가가) 났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이 재차 "재단 이사장까지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는 거냐"고 확인을 요구하자 정 전 이사장은 "네, 그렇게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재단 이사회 통해 이사장으로 선임됐는데, 그후에 그런 어떤 여러가지 건으로 (안종범과) 5번 정도 통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증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에도 관여하는 등 K스포츠재단 운영에 깊숙히 연루됐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준다.
정 전 이사장은 앞서 "최순실은 알지만 대통령은 잘 몰랐다"며 선을 그으려는 태도를 보였는데, 의도치 않게 실토한 셈이 됐다.
그는 "올해 4월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첫 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전경련 소속 재벌들로부터 모금을 해서 재단 2개를 만들었는데 거의 비슷한 형태였고 모금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됐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생각은 첫째로는 재벌이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다. 둘째는 안 전 수석의 영달이나 노후를 위한 것도 절대 아니다. 셋째는 정권이 2년이나 남았는데 도대체 이 재단을 만들고 뒷감당을 어떻게 할 건가"였다고 덧붙였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두 재단이 “육영재단이나 일해재단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게 아니었나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운영하는 재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들어온 돈 자체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봐야하지 않냐"는 질문하자 "발각이 안 되고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오래가면 궁극적으로는 재단 소유관계를 가지고 분규가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전 특별감찰관은 "결국은 육영재단도 소유관계를 가지고 송사가 있었다"며 "이것도 필시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