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입에서 나온 폭탄 발언이다.
조한규 전 사장은 2014년 11월 28일 자 세계일보의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문건 보도' 이른바 '정윤회 문건' 특종 보도 이후 전격 교체돼 청와대 압력설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15일 청문회에서 조 전 사장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조 전 사장이 알고 있다는 청와대 특급 정보 8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조 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자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정윤회 문건 내용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8개의 청와대 특급 정보가 세계일보에 함께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 "세계일보, 청와대 문건 17개 입수해 9건만 보도"
2014년 12월 당시 세계일보는 모두 17개의 청와대 문건을 입수해 9개를 보도하고 8건은 기사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주 의원은 "세계일보가 당시 그 정보를 보도했으면 국정농단이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조 전 사장에게 내용 공개 용의를 물었다.
이에 조 전 사장은 "공개하겠다"고 답변했다.
실제 공개는 이 의원에 이어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이 이끌어냈다.
이혜훈 의원은 "미보도 8개 문건 가운데 지금 이 자리에서 헌정질서 파괴가 확실한 내용 1개라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 "청와대가 사법부 수장 일상생활 감시"
조 전 사장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일상을 사찰한 문건"이라고 답했다.
사찰 내용과 관련해 조 전 사장은 "대법원장의 대단한 비리 사실이 아니라 등산 등 일상 생활을 낱낱이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또 "2014년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과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을 포함한 사찰 문건도 있다"고 폭로했다.
2014년 12월 세계일보 보도에 앞서 관련 문건들이 제보됐을 때 조 전 사장이 취재팀에게 "가장 센 것을 가져와보라"고 해 직접 문건으로 보고를 받은 내용이었다.
조 전 사장은 "대법원장과 최성준 방통위원장 사찰 문건은 지금도 갖고 있으며 이를 국정조사특위에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사법부 수장의 일상을 사찰했다는 충격적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 전 사장은 "최성준 방통위원장 관련 문건에 유명 작가 이외수 씨도 등장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확인했다.
◇ 대기업 비리 수집해 미르재단 모금에 활용?
대법원장 사찰 외에 나머지 미공개 문건 내용도 15일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사장 입을 통해 그 단면이 드러났다.
조 전 사장은 "그외 소개할 내용은 없느냐"는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 질의에 "(박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씨 가족에 관한 비위 사실이 몇 건 있고, 대기업 비리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조 전 사장은 대기업 비리 문건과 관련해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이 터지고 보니까 저렇게 청와대가 입수한 대기업 비리 정보를 이때(대기업 상대 모금) 활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직 부총리급 인사의 거액의 금품을 동원한 인사 청탁 의혹도 나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부총리급 공직자 임명과 관련해서 정윤회 씨가 7억 원 정도를 받았다고 들었는데 맞느냐"고 묻자 조 전 사장은 "그렇게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조 전 사장은 "어느 부총리인지 말해줄 수 있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는 "현직에 있는 분이어서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직 부총리의 7억대 공직 임명 인사 청탁 의혹 역시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