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의 고민, 수비만 잘하는 외인 빅터

커스버트 빅터. (사진=KBL 제공)
"이현호랑 똑같다니까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최근 고민을 거듭했다. 외국인 선수 커스버트 빅터 교체에 대한 고민이었다.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모비스와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가승인 신청을 할 경우 우선권이 있었다. 빅터의 공격력 때문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여러 고민을 한 끝에 빅터로 가기로 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워낙 공격력이 안 살아 고민을 했었다. 지금 10점 정도 넣는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15점 넣었는데 다 받아 먹은 것이다. 1대1로 넣은 것은 별로 없다. 움직이다가 찬스가 나면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터는 올 시즌 19경기 평균 9.2점을 기록 중이다.

유도훈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빅터의 공격 시도 자체가 적다는 점이다. 빅터는 19경기에서 153개의 슛을 던졌다. 3점슛 39개를 빼면 114개. 2점 시도가 경기당 평균 6개인 셈이다.


유도훈 감독은 "시도 자체가 적었다. 2점 성공률이 58%인데 3~4개를 시도하면 안 된다. 성공률이 50%로 떨어지더라도 6~7개를 던져야 한다"면서 "수비할 때 힘을 다 쓰는지 시도를 안 한다. 그렇다고 수비를 살살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웃었다.

유도훈 감독의 말대로 수비는 빅터의 무기다. 전자랜드가 블레이클리 대신 빅터를 믿은 것도 수비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평균 77.6실점으로 전체 1위다. 스틸 역시 9.4개로 1위. 상대 실책 유도도 14.4개로 KGC와 공동 1위다.

14일 모비스전을 마친 뒤에도 "빅터가 중요한 시기에 찰스 로드를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빅터는 제임스 켈리보다 많은 33분48초를 뛰었다. 승부처였던 4쿼터 로드를 단 4점으로 묶었다.

반면 전자랜드의 평균 득점은 79.4점으로 6위다. 유도훈 감독이 빅터에게 살짝 아쉬운 이유다.

유도훈 감독은 빅터를 이현호에 비유했다. 시즌 전 은퇴한 이현호는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수비 전문 선수였다. 14시즌을 뛰는 동안 시즌 최다 득점은 평균 6점(2011-2012시즌)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수비로 전자랜드에 힘을 보탰다.

유도훈 감독은 "이현호랑 똑같다. 제임스 켈리의 수비가 약해서 둘의 같이 뛸 때는 커버도 해준다"면서 "그래도 외국인 선수라면 안 풀릴 때 넣어주고 해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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