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서브는 상대를 흔드는 요소다. 이 외에도 팀의 주요 득점원으로도 작용한다. 승부처에서 터지는 서브에이스는 팀의 사기를 올려주는 것을 물론이고 상대의 전의를 상실하게 하는 효과도 불러온다. 이때문에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에 범실을 두려워 말고 강력한 서브를 넣을 것을 계속해서 지시한다.
박 감독의 주문을 이행할 자원도 풍부하다. 밋차 가스파리니, 김학민, 신영수, 정지석 등은 힘이 잔뜩 실린 스파이크 서브를 상대 코트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단연 최고는 역시 가스파리니다.
가스파리니의 서브는 이미 날카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 무대로 돌아오기 전 뛰었던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2시즌 연속 서브왕에 올랐다. 빠르게 날아가 코트 빈 곳을 노리는 그의 서브는 대한항공의 주요 공격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리시브를 하더라도 좋은 코스로 공을 보내기 어려운 것이 가스파리니의 서브다.
가스파리니는 올 시즌 서브 에이스에서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14경기에서 57세트를 소화하면서 31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세트당 0.544개를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스파리니의 서브는 우리카드전에서 제대로 불을 뿜어 박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대한항공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1 21-25 25-16 25-20)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1승 4패(승점 31)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 승리의 중심에는 가스파리니의 서브가 있었다.
가스파리니는 3-1로 앞선 3세트 초반 강한 서브로 우리카드의 코트를 유린했다. 연속 3개의 서브가 코트에 그대로 꽂혔다. 실점을 끊어내기 위해 정민수가 리시브에 나섰지만 잔뜩 힘이 실린 가스파리니의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승부처에서도 가스파리니의 서브가 빛났다. 13-10까지 추격당한 상황에서 가스파리니는 다시 한번 서브에이스를 터트려 우리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 15-10 상황에서도 서브에이스가 터져 3세트에서만 무려 5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한 가스파리니다.
이날 우리카드가 서브에이스 1개에 머문 사이 대한항공은 무려 7개나 기록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가스파리니의 손에서 나왔다.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6개)도 넘어섰다.
가스파리니는 단순히 서브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에 나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31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56.1%로 맹활약했다.
대한항공 승리의 출발점이 된 가스파리니의 서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