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계파전쟁 본격 시작…'친박' 정우택이냐 '비박' 나경원이냐

일부 초선들 "정진석 체제로 비대위까지 가자" 제3의 방안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만나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고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오는 16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모두 후보를 내고 사활을 건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어느 진영이 경선에서 승리하느냐에 따라 탈당과 분당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각 계파 모두 배수진을 치고 선거 승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계파색 옅은 정우택·나경원 출마…친박 8적 홍문종 배제

원내대표 선거 후보 마감일인 14일 친박계 정우택 의원(4선)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러닝메이트로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 이현재 의원(재선)이 손을 맞잡았다.

정 의원은 "무엇보다 당의 화합이 우선"이라며 "친박 해체를 공석 선언하고 친박 모임은 앞으로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중도 성향을 띈, 색채가 넓은 사람"이라며 "원내대표가 돼 당을 구하고 내년 대선에 개헌 정국을 이끌어 보수 정권 재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계 후보로 나선 정우택 의원과 이헌재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반면 비박계에서는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던 나경원 의원(4선)과 나 의원의 파트너로 당내 쇄신파인 김세연 의원(3선)이 출사표를 던졌다.

나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에 필요한 것은 변화"라며 "당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는 바로 저희"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당내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야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초 친박계에서는 홍문종 의원 (4선)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친박 색이 짙은데다 비주류가 규정한 '친박 8적(敵)'에 포함돼 있어 최종적으로 후보에서 배제됐다.

중도 성향의 의원들 2, 30여명 표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계파색이 옅은 사람을 후보로 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이번 선거는 계파의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로는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낀박 대 낀박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비박계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우측)과 김세연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중간지대 후보들의 벼랑 끝 계파 전쟁…승자 예측 안갯속

양 계파가 팽팽하게 맞붙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중간지대 의원들이 승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지형도만 놓고 보면 수적으로 우세한 친박계가 유리하다. 친박이 중심이 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서는 모두 62명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의원 수는 모두 40여명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당시 친박에서도 이탈표가 나오는 등 '탈박'이 늘고 있다는 건 비박계에 유리한 요소다.

탄핵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새누리당 의원은 최소 62명으로, 전체 의원 128명 중 찬성표를 빼고 남은 인원 66명과 비등한 수치다.

비박계는 친박계가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를 낸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간지대 의원들을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후보들의 매력과 친밀도도 중요한 요소다. 계파에 속하지 않은 한 초선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우택 의원은 합리적이고, 나경원 의원은 대중성이 있는 만큼 선택하기 쉽지 않다"며 "선거 당일 아침까지도 결정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당 위험성을 높이는 원내대표 경선 대신, 정진석 원내대표를 재신임하자는 연판장을 돌리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초선 의원 간사인 정운천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 선거가 경쟁으로 가면 분당 위험성이 더 커진다"며 "정 원내대표가 양 계파에서 균형추 역할을 잘 해온 만큼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역할을 해 주는 방안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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