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14일 '대통령의 하룻밤'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난 2013년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준비했던 런던 주재 한국 공무원의 '믿기 어려운 말'을 보도했다.
이상언 사회2부장이 쓴 칼럼에 따르면 '믿기 어려운' 요구의 시작은 침대였다. 청와대가 대통령이 투숙할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를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방문을 준비했던 공무원은 "(호텔 시설을) 우리가 바꿔도 되겠느냐고 문의했다. 호텔에서 원하는 것을 알려달라고 하더니 교체해 놓았다. 비용도 호텔이 댔다. 자기네 것에 불만이 있다고 여겨 다소 불쾌해하는 눈치였다"고 칼럼은 전하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5성급인 해당 호텔에서 단 하룻밤을 묵는 일정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호텔 음식이 아닌 별도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전자레인지를 방에 설치했고, 욕실 샤워 꼭지 또한 서울에서 온 것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샤워기는 손잡이 부분을 눌러야 물이 나오는 형태로 1박 동안 한 두번만 쓸 예정이었다.
또한 칼럼은 "가장 믿기 어려운 부분은 객실에 조명등 두 개와 스크린 형태의 장막을 설치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화장대를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곳은 대낮처럼 밝아야하며, 대통령이 거울 보는 곳의 뒤편에 흰 장막을 쳐 거울 속에 대통령의 모습이 비칠 때 다른 사물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필자는 "당시에는 이런 작업이 대통령 뜻에 따른 것인지, 과잉 의전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며 "묻어둔 이야기를 뒤늦게 꺼낸 것은 이제는 왜 단 하룻밤을 위해 그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것 같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다"고 칼럼을 맺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7일 "인천시장 재직 시절 시청에 방문한 박 대통령을 위해 시청실에 있는 변기를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해야 했다"며 중앙일보 보도와 비슷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