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주적(主敵)은 나…제발 당 나간단 말 말라"

'거위의 꿈' 접겠다…"21일 약속대로 당 대표 사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4일 "오는 21일 약속했던 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당 대표 임기의 반을 갈라 후반기 2개월을 '지옥 같은 나날'로 묘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소회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당 대표의 정식 임기는 2년이다.

이 대표는 비박계를 겨냥해 "3적·5적·8적·10적이다, 이런 말 하시는데 오늘부로 거둬달라"며 "저를 주적으로 삼아달라. 이정현이 주적이다"라고 호소했다. 비박계의 친박계에 대한 인적 청산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발언이다.

앞서 비박계는 서청원·최경환·윤상현·홍문종·이정현·조원진·이장우·김진태 의원 등을 '최순실의 남자', 즉 8적으로 규정했었다.


그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여러분 생각보다 훨씬 친박이었고 박대통령이 이 지경 되는데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털어놓은 뒤 "나머지 분들은 솔직히 당 소속의원들이고 이랬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에 쏟아지는 비난을 자신이 혼자 맞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주적으로서 모든 돌팔매와 비난을 받을 각오가 돼 있으니 우리 뭉치자"라며 "제발 나간단 소리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탈당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기 초반 2개월에 대해선 "무수저, 흙수저, 돈 없고 빽 없고 고향이 어디고 학교가 어때서 세상의 벽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그 사람들의 꿈 실현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거위의 꿈'을 실현하려던 기간으로 설명했다.

그는 "(당 대표 사퇴로) 거위의 꿈을 접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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