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올 하반기는 스펙경쟁보다 가격경쟁 양상으로 번지며 중국 스마트폰의 도약이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제 2의 도약'을 준비하는 삼성과 애플을 중심으로 다시한번 첨단 기술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017년 스마트폰 업계의 향방을 가늠할 8가지 스마트폰 기술을 꼽아봤다.
1. 4K & 엣지투엣지 OLED 디스플레이
사진과 영상, 게임 VR 콘텐츠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소니가 출시한 5.5인치 엑스페리아 Z5에 4K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적용됐지만 대세를 만들지는 못했다. 단말기 시장점유율이 가장 많은 삼성이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8에 2160*3840 픽셀의 4K 해상도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K 디스플레이 대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과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OLED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소비자들은 4K UHD 스마트폰과 4K OLED 스마트 폰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최초로 적용한 엣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의 베젤을 줄이는 촉매제가 됐다. 특히 LG전자는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G6에 베젤리스(bezelless) 콘셉트를 적용해 내년 2월 가장 먼저 베젤리스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3~4월 갤럭시S8을 출시할 예정인 삼성도 전면 베젤을 덮는 베젤리스 엣지투엣지( (bezelless Edge-To-Edge)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차기 아이폰8에 삼성전자의 베젤리스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을 전망이다.
블루투스 규격을 정하는 블루투스SIG(Bluetooth SIG)는 최근 새로운 표준 인 블루투스 5.0을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 되는 블루투스 5.0은 기존 대비 전송범위가 4배로 늘어나고 전송속도도 2배 빨라진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 노트북, 오디오 등 전자기기를 10m 안팎의 초단거리에서 저전력 무선 연결을 해주는 근거리 무선 기술이다.
전송범위와 속도가 늘면서 기존 블루투스보다 유연성이 증강되고 블루투스의 단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느린 속도, 배터리 소모량, 페어링을 위한 거리 등이 효과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 된다.
스마트폰 업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신 블루투스 버전을 지원하면서 스마트폰을 허브로 앱과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3. 10nm 프로세서
올해 출시된 고성능 모바일 AP는 16~14나노(nm) 제조공정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프로세서 기술은 프로세서 공정이 올라갈수록 소비전력 대비 성능효율이 좋아져 동일한 성능을 내더라도 더 낮은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있다. 카메라 성능은 DSLR 급으로 올라가면서 효율적인 전력 관리와 처리속도가 스마트폰 성능의 승패의 가늠좌가 된다.
애플의 아이폰7에는 대만 TSMC가 생산한 16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A10 퓨전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10나노 공정 A11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A10 퓨전 프로세서의 16나노 공정에서 바로 10나노 공정으로 넘어간다면 프로세서의 효율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갤럭시S8도 10나노 공정기반의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와 삼성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35이 기존 14나노에서 10나노로 공정이 개선되면서 기존대비 성능이 30% 향상되고, 소비전력도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A11 프로세서도 10나노로 생산하게되면 갤럭시S8과 성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듀얼 카메라는 이미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주류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모바일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2017년 스마트폰에는 고성능 카메라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듀얼 카메라 시스템은 기존 화소 경쟁에서 벗어나 사진과 영상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이동시킬 것으로 보인다.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를 함께 적용하면 카메라의 화각을 넓히고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화된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고급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싱,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술 적용도 고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애플은 아이폰7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고, 아이폰8에서는 더 향상된 카메라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당장 갤럭시S8에 듀얼 카메라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2017년 주요 스마트폰에서는 더 나은 이미지 처리를 위해 듀얼 카메라 채택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5.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스마트폰에 대한 보안 기술은 비밀번호에서 패턴 암호화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체 보안 기술이 적용되었다면 내년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생체 인식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했고, 애플은 지문인식에 이어 안면인식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센서의 정확도가 증가하면서 앱 구매나 금융 서비스, 본인 인증 수단으로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에 생체 인식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LG가 올해 내놓은 V20은 세계 최초로 쿼드 DAC를 탑재하며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ESS의 원칩 솔루션 쿼드댁 ES9218을 적용해 전력소모는 최소화 하면서 고음질을 확보했다.
32bit/384kHz 고해상도 음원이 가능하며 업비트 업샘플링으로 일반 음원도 고음질로 변환하는 것은 물론 무손실 Hi-Fi 음원 포맷까지 지원해 스마트폰계의 오디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7에 최초로 스테레오 스피커를 적용했지만 오디오 기술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가운데 삼성이 최근 인수한 하만을 통해 갤럭시S8에 하만카톤과 협업한 정상급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아이폰8에 2014년 인수한 비츠의 오디오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악 스트리밍, 영상 스트리밍, 가상현실(VR) 등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최근 스마트폰에 오디오 기술이 집중되고 있다. 3.5㎜ 오디오 단자가 사라지면서 블루투스를 통한 고음질 오디오 기술 확보도 중요해졌다.
7. 대용량 배터리와 고속충전
고성능 프로세서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면서 배터리 용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방수 성능과 유려한 디자인을 위해 일체형 배터리가 적용되면서 하루 이상 충전 없이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 성능이 요구되는 추세다.
이때문에 고속충전과 무선충전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고속충전은 배터리 전체 용량의 50~80%까지 높은 전압으로 빠르게 충전하는 기술이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태로 배터리 압력을 높이는 고속충전이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성능에 맞추기 위한 배터리 기술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군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고, 고속충전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때문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있지만,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 기술로 아이폰7 사용시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차기작 아이폰8에 고속충전과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에 비해 앞도적인 데이터 사용량은 애플의 배터리 용량과 성능 향상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스마트폰 업계가 지속적으로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고속충전 기술을 적용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7 사태를 반면 삼아 배터리 성능 검증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은 '인공지능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해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스스로 학습(머신러닝)하고, 복기하고, 신경망 알고리즘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은 IT 업계를 뒤흔들었다.
컴퓨터의 모습이 아닌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인공지능 스피커의 등장은 슈퍼컴퓨터처럼 공학적이지도 이질감이 크지도 않았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닮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애플의 시리(Siri),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등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 개발자 출신이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브랩스(Vive Labs)를 인수하면서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에 기존 S보이스를 빼고 비브랩스가 개발한 새로운 인공지능 음성 비서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는 사용자와 대화 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거나 주어진 명령을 실행한다. 최근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성 비서 스피커와 같은 홈서버와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를 통해 사용자가 터치하지 않고 음성으로 원하는 검색을 하거나 앱 실행, 스케줄 관리, 음악과 영상 실행, 사물인터넷 연동 스마트홈 제어 시스템 관리 등이 가능해지고 있다.
2017년 이들 인공지능 기술 보유 업체들의 성장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속화 될 전망이다. 다만, 언어지원 제약이 단점이다. 대부분 영어만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번역 기술 또한 인공기능을 이용해 그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어 빠른 시일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