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를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직후 진행된 지도부 오찬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오찬에는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대부분이 참석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찬을 겸한 최고위 간담회에서 유일호 부총리를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며 "황교안 대통령 대행체제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것과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현 부총리가 현 경제문제 타개를 위한 적임자라는 차원이 아니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최소성과 과도성이 기본 가이드라인이다. 정무적으로 (대행체제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임명절차를 밟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어 "유일호 부총리에 대한 문제도 많이 제기되지만 임종룡 내정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문제나 탄핵된 대통령이 내정한 부총리 등 형식적인 문제도 있고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안되고 임 내정자는 되느냐는 문제 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유 부총리와 임 후보자 중 누구를 경제사령탑으로 앉힐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찬성과 반대 의견을 피력한 의원들의 숫자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불가론'이 좀 더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이날 유일호 경제팀을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유일호 경제팀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경제·금융 분야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 분야는 그간 호흡을 맞춰왔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재의 경제팀이 책임감을 가지고 각종 대내외 리스크와 경제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함께 챙겨줄 것을 각별히 당부 드린다"며 사실상 유일호 경제팀 유임을 시사했다.
다만 민주당에게 부총리에 대한 지명 권한을 넘긴다던 국민의당은 임 내정자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어 유일호 경제팀 유임에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은 탄핵 전 임 내정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일부 야당에서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민주당이 추천해도 좋다고 이야기한 것은 '좋은 사람'을 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오는 13일 국회에서 대표회동을 열고 부총리 문제 등 정국 수습방안을 논의하기로 한만큼 야3당 대표 회동에서 부총리에 대한 문제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