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 촛불집회 광고 논란…해명 요구엔 '묵묵부답'

(사진=앱솔루트 페이스북)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자사의 광고에 이용해 논란이 일고있다.

앱솔루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앱솔루트 보드카 병 모양을 연상시키는 광화문 촛불집회 사진을 게시했다.

광고에는 'THE FUTURE IS YOURS TO CREATE(미래는 당신이 만드는 것)'라는 문구와 함께 보드카 병 모양으로 길게 늘어선 촛불행렬 모습이 담겨 있다.

하단에는 'ENJOY RESPONSIBLY(책임감 있게 즐겨라)'라는 문구도 들어가 있다.

앱솔루트의 광고가 공개되고 온라인 상에는 '집회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다', '촛불집회에 대한 헌정의 뜻이다' 등 상반된 의견들로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

네티즌 김**는 "이런 시국에 집회를 광고로 사용했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라고 했으며 이**도 "촛불집회가 갖고 있는 의미를 술과 연관시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집회의상업적 용도를 비판했다.

반면, 촛불집회의 의미를 기리고자 하는 광고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은 "참신해 보인다. 단순 술 광고를 떠나 앱솔루트의 광고 성향을 볼때 잘한 광고라 생각한다."고 했으며 박**도 "촛불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사를 다룬 광고로 보인다. 너무 비판적으로만 볼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911 테러를 모티브로 제작한 앱솔루트 광고 (사진=페르노리카 제공)

앱솔루트는 각 나라와 도시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이나 대표적인 이미지를 모티브로 광고를 제작해왔다. 촛불집회와 같이 의미있는 사건을 광고에 이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이다.

2001년 발생한 미국 9·11 테러 당시엔 2병의 보드카를 나란히 배치해 세계무역센터를 연상케 한 광고를 내놓았고, 영국 식민지 자치에 대한 대항의 상징인 보스턴 차 사건을 모티브로 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보스턴 차 사건을 다룬 앱솔루트 광고 (사진=페르노리카 제공)

이밖에도 우리나라의 방패연을 이용한다거나 일본에서는 초밥을 차용하는 등 나라와 도시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광고를 해왔다.

(사진=페르노리카 제공)

앱솔루트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으로 보고 기존에 해왔던 광고 방식으로 이를 다룬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민심을 왜곡한 마케팅'이라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앱솔루트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앱솔루트를 관리하는 주류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12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공개된 광고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