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朴 탄핵' 책임지고 사임…친박 압박說

친박 VS 비박…이르면 15일 원내대표 경선서 격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 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데 대해 책임지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직을 사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사퇴 회견을 하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서 마음고생을 했을 국민 여러분께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직무가 중지된 사건에 있어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수척해진 대통령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정 원내대표는 "저는 집권여당이 탄핵 표결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며 "(대통령과의) 작은 정을 끊고 국가적 대의를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자유표결 당론을 고집한 결과 탄핵안이 가결된 점이 원내대표직 사임의 결정적 이유가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 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 원내대표는 지난 5월3일 친박계의 조력에 의해 비박계 나경원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됐다. 박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7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친박계는 탄핵안 가결 이후 정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입장을 밝혔고, 사퇴를 관철시켰다. 친박계 핵심 의원이 주말 사이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의 사임에 따라 자동 면직되는 김 정책위의장과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 등도 이날 동반 사퇴했다.

새누리당은 당규에 따라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의원총회에서 실시해야 한다.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한다.

이정현 대표의 공고에 따라 오는 15일(목)부터 19일(월) 사이 새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의 사임 이유가 탄핵 가결이기 때문에 이 대표도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확정한 뒤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

친박계는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사임한 뒤 '강성' 친박 성향의 새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선출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박계도 13일 비상시국회의에서 비주류 원내대표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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