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 퓨처는 9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양산형 프로토타입 전기차 모델과 벤틀리, 페라리, 테슬라 차량과 제로백 경쟁을 하는 17초짜리 추가 영상을 선보였다.
앞서 8일에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지난 달 9일에는 휠을 담은 짧은 티저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0월 27일 첫 양산형 프로토타입 영상을 공개한 이후 매달 1~2건의 영상을 내놓고 있다.
영상에서 제로백 레이스를 펼치지만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FF는 첫 양산형 프로토타입의 시험주행을 위해 지난 6월 미시간 주 교통당국에 운행 번호판을 신청한 이후 주행성능과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중인 프로토타입은 3가지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6에 첫 모습을 드러낸 FF는 1인승 전기차 컨셉트카 'FF제로1'를 출품하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로백 2초대, 최고시속 321㎞로 발표회장에는 수백명의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이 몰렸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최고시속 250㎞를 넘는 전기차를 선보인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제 2의 테슬라'로 불리며 세계 전기차 시장에 슈퍼카급 전기차 업체로 떠올랐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비견되는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에코를 계열사로 둔 러스왕 그룹 최고경영자 자팅웨가 2014년 공동설립한 FF는 미국의 테슬라를 모델로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웨팅은 순 자산만 79억달러(약 9조3천억원)로 중국 부자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연결성(Connectivity)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친환경', '디자인', '자율주행' 기술을 추구하는 FF에는 한국인 엔지니어도 근무한다. BMW에서 X 시리즈 등 주요 모델과 전기차 i3·i8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한 디자이너 리처드 김과 엔비디아에서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Drive) PX' 1세대와 2세대 개발을 주도한 오상민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설립 1년만에 컨셉트카를 개발할 정도로 자팅웨의 지원이 든든하지만 최근 러스왕의 중국내 사정이 좋지 않아 FF가 빠른 시일내 테슬라에 필적하는 양산형 전기차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러스왕의 주요 자금줄인 러에코 지주사 '러시(Leshi)'의 주식이 증거금 부족으로 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웨이팅이 문어발식 경영을 하면서 재정난이 심화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스마트폰도 화웨이와 오포 등에 밀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자전거, 스마트TV, VR헤드셋 시장에 이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닉 샘슨 패러데이 퓨처 연구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말 "2년 안에 양산차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바다 주 정부도 FF에 세금 감면과 인프라 개선 등 3억4000만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2016년 1분기에 착공하기로 한 공장은 아직 착공조차 못했다. 이 여파로 FF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LG화학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패러데이 퓨처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7에 양산형 콘셉트카를 최초로 공개하고 본격 생산채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패러데이 퓨처가 테슬라를 따라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