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시민들이 밤새 야외로 나와 더위를 피했다.
이날 0시쯤 서울 청계천에 모처럼 웃음꽃이 만발했다.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은 촛불 대신 음료수와 술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에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연인들은 발을 물에 담근 채 사랑을 속삭이고, 노부부는 물길을 따라 산책하며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고명진(28·서울 도봉구)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청계천에 나오니 바람도 시원하고 옛날 생각도 아련히 떠올라 정감있다"며 "열대야를 피하는데 적격"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미리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한밤 소풍을 즐겼다.
또 삼삼오오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고, 달리기를 하며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한밤 피서객들도 눈에 띄었다.
주변 매점은 아이스크림과 음료수가 동이 났고, 통닭이나 냉면 등 주문배달 음식점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주부 김현정(29·서울 영등포구)씨는 "한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다보니 건강에도 해롭고 전기요금도 걱정돼 자연바람을 쐬기위해 한강공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4시간 문을 연 대형 할인매장도 ''올빼미 쇼핑족''들로 불야성을 이뤘고, 심야 영화관도 열대야 재미를 톡톡히 누렸다.
메가박스 고지영(25)씨는 "열대야로 심야 관객이 평일 수준보다 15~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대구 35도 등으로 전국 곳곳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심야'' 나들이 행렬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