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VS 비박 대충돌…“니들이 나가”

친박 “김무성‧유승민과 함께 못해” VS 비박 “당에 남아 싸우겠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기점으로 치열한 당권 투쟁에 나서고 있다.

수세에 몰렸던 친박계는 11일 현역의원 40명이 포함된 대규모 회동을 갖고 비박계의 ‘투톱’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비박계는 이날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당을 쪼개고 나가자”는 김 의원과 “당에 남아 싸우자”는 유 의원이 격론을 주도한 결과 당권 투쟁에 나서기로 총의를 모았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를 향해 “당을 떠나라”며 대충돌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친박은 서울도 여의도 모 호텔에서 오후 8시경부터 ‘비상시국회의 맞불’ 성격의 모임인 ‘혁신과 통합’을 구성했다고 대변인 격인 민경욱 의원이 밝혔다. 모임의 공동대표는 정갑윤 의원(원내), 김태호‧이인제 전 의원(원외) 등이 맡기로 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의원.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이날 모임은 서청원‧최경환‧홍문종‧조원진‧이장우 의원 등 친박 강경파가 주도했다. 김명연‧홍철호 의원 등 범(凡)친박 의원들도 가세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북 지역 의원들이 모인다고 해서 갔는데 전 지역 모임이었다”며 “탄핵에 동참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의원들도 눈에 띄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불참했다.

탄핵 의원도 일부 동참한 모임이었음에도 이들은 ‘반(反)탄핵’ 성격의 모임으로 규정했다. 민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는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고 당의 분파 행위에 앞장서며 해당 행위를 한 김무성, 유승민 두 의원과는 당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친박계는 이날 회동에서 김·유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추진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오는 21일 약속대로 사퇴하더라도 나머지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뜻대로 구성되기 전까지 사퇴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결국 모임의 목적이 비상대책위 접수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모임이 있기 전부터 친박계가 김태호‧이인제 전 의원 중 1명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 의원들의 총의를 구하지 않고 전국위원회 소집을 강행해 임명하려 한다는 설(說)이 파다했다.

앞서 비박계는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위배를 방조한 당 지도부 즉각 사퇴 ▲최순실 국정농단 방패막이 출당 ▲야당, 광장에서 국회로 복귀 등을 회의 결과로 발표했다.

비박계가 염두에 두고 있는 친박계 핵심들이 맞불 성격의 당내 조직을 새로 결성하고 탄핵 이후 폐족 위기에서 ‘결사 항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내 갈등은 더욱 증폭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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