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상관없이 할 일 한다"…담담한 공무원들

정부세종청사, 긴장 속에서도 일상 업무 계속 "이럴수록 공무원이 중심잡아야"

탄핵안 가결소식에 정부세종청사는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정부세종청사 맞은편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애드벌룬이 떠 있다. (사진=장규석 기자)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국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공직자는 민생을 돌보는 일에 전력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당부했다.

실제로 정부세종청사는 탄핵안 가결 소식에 ‘올 것이 왔다’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달리 정권 말에 탄핵안이 통과돼서 정책사이드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부처의 한 공무원도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들 담담하게 자기 할 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세종 관가는 여느 연말과 다름없는 풍경이다.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면서부터 각 부처는 신년 업무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기획재정부도 탄핵과는 상관없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일정에 맞춰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각 부처가 돌아가면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방식은 탄핵 이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에서는 대국민 보고를 하는 형태로 업무보고를 준비하라는 지침을 각 부처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도서관에서 바라본 청와대가 적막한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렇게되면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황교안 국무총리가 보고를 받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대로 황 총리 교체와 내각 총사퇴가 현실화 될 경우는 상황이 또 달라질 수도 있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하더라도 정부부처가 하는 일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얘기다.

사회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미 1년 계획이 다 잡혀있고 시스템대로 돌아가는 것이 행정”이라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공무원과 군인이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교안 총리가 각 부처 장관들을 긴급 소집하면서, 정부부처에도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간부급 공무원들은 언제든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비상통신망을 점검하고, 미리 잡힌 일정을 취소한 채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세종청사에 몰려있는 경제부처들은 탄핵 이후 시장 안정대책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