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정부세종청사는 탄핵안 가결 소식에 ‘올 것이 왔다’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달리 정권 말에 탄핵안이 통과돼서 정책사이드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부처의 한 공무원도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들 담담하게 자기 할 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세종 관가는 여느 연말과 다름없는 풍경이다.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면서부터 각 부처는 신년 업무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기획재정부도 탄핵과는 상관없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일정에 맞춰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각 부처가 돌아가면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방식은 탄핵 이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에서는 대국민 보고를 하는 형태로 업무보고를 준비하라는 지침을 각 부처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하더라도 정부부처가 하는 일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얘기다.
사회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미 1년 계획이 다 잡혀있고 시스템대로 돌아가는 것이 행정”이라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공무원과 군인이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교안 총리가 각 부처 장관들을 긴급 소집하면서, 정부부처에도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간부급 공무원들은 언제든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비상통신망을 점검하고, 미리 잡힌 일정을 취소한 채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세종청사에 몰려있는 경제부처들은 탄핵 이후 시장 안정대책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