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표 '압도적 찬성'에 새누리 친박 '멸족' 위기

與 의원 절반 가까운 숫자가 찬성 추정…당 주도권 비주류로 넘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정족수 200명을 훌쩍 넘는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박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했던 새누리당 친박계도 '멸족'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9일 국회 본회의에 대표적 친박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좌측)이 참석하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야권에서 이탈표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새누리당에서 넘어간 표는 최소 62표다. 가결에 필요한 28표를 넘어 34명이 추가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8명 중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야권에서 소수 탄핵 반대 이탈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여당의 탄핵파는 더 많아진다. 실제 무효표 7표 중에도 찬성 표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탈표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자 지도부를 향한 비주류의 사퇴 압박도 거세게 일고 있다.

지도부가 더 이상 버틸 명분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비주류 김성태 의원은 본회의 직후 "엄중한 국민적 분노를 담아낸 오늘의 이 결정에 따라 정치인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도부 사퇴를 압박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황영철 의원도 "이정현 대표는 오늘 표결 결과를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새누리당이 다시 치열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기자)
대구 경북(TK)의 한 재선 의원은 "TK는 정말 어렵게 됐다"며 "우리당은 틀림없이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지도부는 물러나야 한다"며 "여기서 더 버티면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일단 이정현 대표는 "여당 당대표로서 정말 죄송하고 큰 잘못을 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당의 조직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칠을 마련해야 한다"며 즉각 사퇴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탄핵안에 친박계 의원들도 다수 찬성표를 던지는 등 당 주도권이 비박계로 넘어가면서 지도부 사퇴와 함께 강성 친박을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 작업도 조만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회의는 오는 11일 대표자와 실무자들이 모인 연석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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