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5천개 촛불…"탄핵안 처리" 정치권 압박

경찰 차벽 과잉 대응 '눈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쏟아지는 장대비도 '촛불 민심'을 끄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시민들은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이어갔다.

◇ "새 세상 만들어야"…국회 촛불 탄핵 압박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8일 저녁 7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박근혜 즉각퇴진-응답하라 국회 비상국민행동' 집회를 시작했다.

당초 주최측은 국회 안 국회마당에서 시국대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장의 불허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열었다.


장대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에도 저녁 8시 기준으로 시민 5000 명(경찰 추산 4000 명)이 집회에 참가해 촛불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집회에 참여한 이민호(23)씨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다 무너진 상황에서 탄핵은 진작 이뤄져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는 대통령을 탄핵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김모(50·여)씨는 "훗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정치권이 탄핵안을 통과시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 차벽에 막혀 국회 포위 행진은 좌절

1시간에 걸친 1부 집회를 마치고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를 인간띠로 포위하기 위해 풍선으로 만든 소녀상과 100여 개 의 노란색 만장을 앞세워 국회 정문을 향해 행진했다.

만장에는 '닥치고 퇴진', '너희는 포위됐다', '사람 사는 세상' 등의 문구가 담겼다.

참가자들은 300m 가량 행진하다 경찰이 설치한 차벽에 막혀 더는 전진하지 못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국회 앞 100m로 집회신고가 이뤄졌고 정세균 국회의장 또한 담장 밖 집회는 허용한 상황"이라며 "경찰은 차벽도 치지않겠다 했으나 가로막아 섰다"며 항의했다.

퇴진행동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행진을 포기하는 대신, 질서유지선 앞에 방송차량을 대고 집회 2부를 시작했다.

2부에는 방송인 김제동 씨와 시민들이 단상에 올라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조모(49) 씨는 "기본적인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박 대통령을 탄핵 안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탄핵에 동참하지 않으면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성토했다.

퇴진행동은 탄핵안 표결이 있는 9일 오후 1시 30분에 국회 앞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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