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정치권은 유례없는 격랑에 휩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45분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하는 것으로 9일 표결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쳤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비밀투표로 표결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오후 2시 45분부터는 탄핵안이 표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본회의 개의는 오후 3시로 잡혀 있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시 표결은 투표개시 이후 30분만에 종료됐었다.
이런 이유로 국회는 의원들의 투표와 개표시간 등을 감안해 본회의 개의 이후 1시간 정도면 표결이 끝날 것으로 보고있다.
탄핵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인 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7석) 총 172석에 새누리당에서 28명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현재 새누리당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일부에서도 찬성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탄핵안은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무기명비밀투표의 특성상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다.
특히 야권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의원직 총사퇴 결의로 배수진을 치고 국회 촛불집회와 철야농성 등으로 탄핵안 가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우리는 4.19 혁명 5월 광주항쟁, 6월 항쟁에 버금가는 역사의 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오직 국민과 역사의 중대한 책무만 생각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의총에서 탄핵안 부결 시 의원 38명 전원 사퇴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정의당도 탄핵안 부결시 의원직 총사퇴와 국회 해산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밤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 시점까지 의원 전원이 밤샘 농성을 이어간다.
탄핵안 가결의 키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주류는 찬성 의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표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비상시국위는 특히 야당이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을 포함시키기로 한데 대해 이에 관계없이 탄핵안에 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반면 탄핵안 저지에 나선 친박계는 반대표 결집을 위해 초재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막판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찬성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불을 밝혀주는 것"이라며 비박계의 탄핵 반대를 유도했다.
그는 또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지금이라도 탄핵안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탄핵전선의 분열을 기대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바로 정지되고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탄핵안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서 최장 180일간 심리를 하게 된다. 헌재에서도 탄핵사유를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촛불 민심은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향할 수 밖에 없어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