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향한 '트랙터 부대'…탄핵 표결 압박

전농 "더러운 역사 갈아엎고 새 씨앗 뿌릴 것"

전봉준투쟁 출정식. (사진=구민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트랙터 부대'가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두 번째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전봉준투쟁단은 이날 오후 1시 평택문화예술회관에서 국회 입성을 위한 2차 궐기 출정식을 가졌다.

이번 상경투쟁은 평택에서 시작해 수원을 거쳐 서울 광화문까지 2박3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전봉준투쟁 출정식. (사진=구민주 기자)
전농 김영호 의장은 출정식에서 "트랙터는 땅을 깊게 갈고 씨앗을 뿌리는 농기계"라며 "(트랙터로) 더러운 역사를 갈아엎고 새 씨앗을 뿌리기 위해, 동학농민 정신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이어 "알고보니 노동자·농민 피 빨아다가 청와대 뒷골목에서 재벌하고 권력자하고 더러운 잔치를 해왔다"며 "대통령을 즉각 퇴진하고, 새누리당은 해체해야 하며, 재벌들은 죗 값을 치르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전봉준투쟁 출정식. (사진=구민주 기자)
출정식에는 농민 2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트랙터 6대와 1톤 트럭 30여 대를 동원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박근혜와 그 일당을 구속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폐정개혁안'을 낭독하고 고사를 지냈다.

이어 방송용 트랙터 1대를 앞세워 평택역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나머지 트랙터 5대는 평택시청 주차장에 머물렀다.

김영호 의장 고천문 낭독. (사진=구민주 기자)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은 역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경북 상주에서 온 김정열(50) 농민은 "다시 한번 트랙터를 가지고 청와대에 가서 박근혜 퇴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쌀 값 폭락은 물론 지난해 백남기 농민을 죽여놓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박근혜는 대통령이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농 경기도연맹 전용중(46) 사무처장은 "내일 탄핵 표결을 앞두고 박근혜 퇴진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올라가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없다"며 정치권을 압박했다.

전농 관계자 고사지내는 모습. (사진=구민주 기자)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평택 9개 중대, 수원 5개 중대 등 1200여 명을 배치했지만, 양쪽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트랙터를 줄지어 이동시키는 것은 '집회용 도구'로 간주해 차단할 예정"이라며 "다만, 개별적으로 수원 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막을 법적 권한이 없어 추적만 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봉준투쟁 출정식. (사진=구민주 기자)
이어 "개별적으로 이동하던 트랙터가 다음 집회 장소인 수원역으로 진입하려 한다면 이는 차단하는 것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농은 출정식 후 평택역까지 행진한 뒤 오후 7시 수원역 앞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을 시작했다.

전봉준투쟁 출정식. (사진=구민주 기자)
일부 농민들은 깃발을 뗀 1톤 트럭을 타고 1번 국도를 이용해 수원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다.

트랙터는 평택시청 주차장에 남겨두기로 했다.

9일에도 상경투쟁을 이어가, 안양을 거쳐 여의도 국회로 향하며 10일 서울역 앞과 광화문광장에서 각각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농민대회와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농민들은 지난 1차 상경투쟁 때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농민대회를 열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소공원으로 이동했으나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IC)에서 경찰과 충돌한 농민 36명이 연행되고 차량 29대가 견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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