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은 비만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인 경우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하며 정상체중(18.5~22.9㎏/㎡), 과체중(23~24.9㎏/㎡), 비만(25㎏/㎡ 이상)으로 구분된다.
보통 저체중에 해당하는 마른 사람은 정상체중을 넘어선 과체중, 비만인 뚱뚱한 사람보다 건강하다고 여겨지지만, 반대의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성기철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16만2천194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순환기내과'(Cardi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구분하고 전체 사망률과 암 사망률,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평균 4.9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체질량지수 이외에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대상자는 제외하고 성별, 나이, 흡연상태, 교육수준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도록 보정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정상체중과 비교해 저체중인 사람의 사망률은 증가하고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의 사망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중인 사람의 전체 사망률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53% 증가했고, 과체중 또는 비만한 사람의 전체 사망률은 정상체중보다 23%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결과는 암, 심혈관질환과 같은 질병에 의한 사망률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중인 사람은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정상체중보다 34%, 암 사망률은 21% 증가했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정상체중일 때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성기철 교수는 최근 비만하면 건강을 해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체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등한시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저체중으로 마른 사람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뚱뚱한 사람보다 건강이 안 좋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저체중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영양부족, 근육량 감소 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저체중 환자 역시 고도비만 환자 못지않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이므로, 평소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사망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