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너무 늦은 '머리손질'…되레 커지는 의혹

세월호 '골든타임' 지난 오후 3시 이후 업무 시작 방증…이전 행적 여전히 의문

유튜브 영상 캡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오후 3시 이후 20분 정도 머리손질을 했다'는 청와대의 해명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세월호 속에 갇혀 있는 300여명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훨씬 지나서야 업무를 시작했다는 방증이 되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인원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한 오전 10시 30분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지시한 오후 3시까지 박 대통령의 행적에 여전의 의문이 일고 있다.

◇ 3시 넘어서야 머리손질…"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대통령은 보통 아침식사와 세면, 머리손질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정권마다 차이가 있지만 오전 7시~8시 정도면 대통령들의 일과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평일인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3시 22분 최순실씨 단골 미용실 원장 정모(55.여)까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상식을 벗어난다는 지적이 많다.

박 대통령은 오후 3시 30분이 지나서야 공식 일과를 시작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 7일 "대통령은 주 중에는 보통 조찬 이후 머리손질을 하면서 일과를 시작한다"면서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서면보고나 대면 보고 등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말에는 특별히 머리손질을 하는 시간 없이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낸 인사는 "오전 7시쯤 노무현 대통령은 조찬을 했기 때문에 그전에 운동과 세면, 머리 손질을 마쳤다"면서 "평일에 오후 3시에 머리 손질을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휴일에만 머리 손질을 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늦은 오후에 머리손질을 한 것은 평상시 일과와도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정씨의 동선을 잘 아는 한 미용업계 관계자는 "정 씨는 보통 오전 8시까지 청와대로 출근한다"면서 "아침 6시에는 일어나 출근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머리손질을 끝내고 나오면 다시 남편 차를 타고 미용실로 갔다"며 "정 씨의 집에서 청와대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 정 씨는 오전에 청와대로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바로는 2014년 3월~6월까지 해외 순방 일정을 제외하고 청와대는 매주 수요일 공식 일정을 비웠지만, 그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정 씨가 청와대에 출입한 시각이 오후 3시 22분인 것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늦어도 오후 2시 20분쯤 정 씨를 호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풀리지 않는 박 대통령 행적…"골든타임에 도대체 뭐했나"

청와대가 의혹이 나올 때마다 찔끔찔끔 해명을 하면서 갈수록 의혹은 커지고 있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성형 시술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러 의혹에 부인만 하고 있을 뿐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쯤 해양경찰청장에게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한 뒤 중대본 방문을 하기로 한 오후 3시까지 5시간 30분(330분) 동안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고비인 '골든 타임'이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 30분 만에 업무를 시작했다는 점만으로 비판이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베일에 가려진 이 시간에 박 대통령이 밝히지 못할 '부적절한 무언가'를 했을 개연성도 커졌다. 청와대에서 태반.백옥 주사에 향정신성 약품까지 처방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와 연관 짓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세월호가 침몰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하기 전인 오후 3시 이전까지 무엇을 한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여러 의혹이 여전한데, 청와대의 해명은 진상규명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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