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최태원, 사면 직후 '朴 핵심사업' 집중…"국가 경제에 기여"

朴 취임 3주년 되는 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최태원 SK 대표이사가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재벌총수 청문회에서 재단 출연과 사면 등에 대해 "대가성은 없었다"고 못박은 가운데, 지난해 사면되자마자 창조경제센터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최 회장의 행보와 발언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4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최 회장은 광복절 연휴 기간 내내 서린동 사옥을 찾아 그룹 수뇌부를 만나고 주말 뒤 첫 월요일인 17일에는 17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확대 경영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반도체 분야에 46억원 투자 계획 등을 검토하면서 "내가 앞서서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으니 전 구성원이 대동단결해서 매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려울 때 기업이 앞장서서 빠른 투자를 하고 계획보다 확대하는 것이 경제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며 "디딤돌과 비상(飛上) 프로그램 같은 혁신적인 청년일자리 프로그램이 확산되도록 확실히 챙겨 달라"고도 주문했다.

이튿날인 18일 최 회장은 첫 대외 방문지로 SK그룹이 후원하는 대전과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선택했다. 당초 최 회장의 첫 방문지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이 거의 확실시됐던만큼, 당시 대전센터 방문은 의외의 행보라는 목소리가 분분했다.

이날 SK그룹은 최 회장의 혁신센터 방문에 대해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아울러, SK그룹 측은 각 계열사별로 경영진과 대규모 투자계획 및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이날 "대전센터가 과학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벤처기업인의 요람이자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구심점이 되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부터 사흘 뒤인 21일 최 회장은 울산(현대중공업), 충북(LG), 대구(삼성전자) 등 타기업 지원센터도 방문했다. "창조경제센터가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관점에서 혁신센터들간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달 뒤인 9월에는 경기(KT)와 서울창조경제혁센터(CJ)를 방문했다. 전국에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연계한 총 17개 혁신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이가운데 혁신센터 7곳을 약 한 달동안 방문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시 최 회장의 연이은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이 주목받기도 했다. 재계 총수가 다른 그룹이 주도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은 최 회장이 유일하다.

당시 그룹 관계자는 "명분이나 자존심을 넘어서 경쟁사들의 창조경제혁신사례에서 배울 점은 확실히 배우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 회장이 그만큼 박근혜정부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중인 경제활성화와 창조경제에 애정을 쏟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SK는 대전과 세종 창조경제센터 입주 벤처기업을 위해 7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의 17개 창조경제센터 가운데 SK그룹이 지원하는 대전 센터를 직접 찾았다. 특히 이날은 박 대통령 취임 3주년 기념일이어서 더욱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대전혁신센터는 전담기업인 SK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시고 해서 어떻게 보면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모범적으로 이 센터가 성장을 해나가기를 바라며 감사를 드린다"고 최 회장을 치하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도대체 SK와 박 대통령의 관계는 알 수가 없다. 어떤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 것이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자료사진)
재계에서는 특히 재벌 총수가 대통령과 함께 사업이나 행사를 추진하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정치 권력과의 관계를 과시할 수 있어 투자자나 주주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행보와 말 한 마디에 대기업의 온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이날 청문회장에 나타난 최 회장이 이전과 크게 달라진 얼굴도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20kg 가까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평소 운동을 즐기기도 하지만 사면 뒤 1년 넘게 국내외로 광폭행보를 이어가면서 살이 많이 빠졌을 것"이라면서 "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 혁신을 강조한 만큼 본인부터 변하기 위해 힘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실제 테니스 실력이 상당한데다 대한핸드볼협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핸드볼에 대한 애정도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아울러, 최 회장이 쓰고 나온 안경도 화제가 됐다. 투명한 렌즈에 검은 테로 둘러진 안경이었는데 렌즈에 조명이 하얗게 반사되는 바람에 대답하는 동안 최 회장의 두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두고 "눈동자를 가리기 위해 일부러 쓴, 특수한 용도가 있는 안경"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눈 건강이 안 좋아서 평소에도 빛을 반사하는 안경을 쓰는데 청문회장 조명 때문에 반사가 더 심했던 것 같다"면서 "가까이서 보면 보통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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