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국경제… KDI "내년 경제성장률 2.4%로 하향 조정"

KDI, "국내 정치불안 요인이 장기화되면 경제도 더 악화될 것"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다음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 상반기에 내놓았던 예측보다 낮은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경제 성장세가 더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 한국 경제, 3년 연속 2% 저성장… 사방이 빨간불, 청신호가 없다

KDI는 7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다음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KDI가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는 다음해 2.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0.3%p 낮춰 잡은 결과다.

이로써 한국 경제는 3년 연속 2%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3.3%)보다 낮은 전년동기대비 2.6%를 기록한 가운데, 전기대비로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구나 올해 4/4분기는 1.9%로 1%대 성장률에 진입한데다 전기와 비교해보면 0% 수준 성장에 그쳐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나마 건설업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한국 경제의 원동력인 제조업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평균가동률이 하락하고 취업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DI는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까지 둔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출의 경우 세계교역량 정체 및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현재 지속되고 있는 낮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가격이 상승하면서 흑자폭이 완만하게 축소되고 있지만, 큰 폭의 흑자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의 경우 정부소비와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투자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골칫거리다.

내년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효과가 축소되는데다 올해 실시했던 소비확대 정책 효과까지 사라지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축소되고, 설비투자 역시 제조업 가동률이 여전히 낮아 회복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경제성장률 하방요인 속에 소비자물가 역시 유가상승의 영향에도 기대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고 성장세도 완만함에 따라 1.3%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노동시장 역시 취업자 수 증가폭은 인구구조 변화 및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점차 축소되는 반면, 실업률은 금년 예상치(3.8%)보다 0.1%p 높은 수준인 3.9%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美 대선 여파까지… 정치적 불안 감안하면 '설상가상'

더구나 KDI는 "국내 정치 불안요인이 향후에 어떻게 전개될지 사전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2017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치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의 소비위축과 투자지연뿐만 아니라 생산 및 노동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성장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KDI 김성태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면 가계는 예비적 저축을 늘리고, 기업은 의사결정을 지연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동반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대내적 정치불안이 장기화되지 않고, 방향성이 경제 주체들에게 전해진다면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현 상태의 지연 수준이라면 타격이 크지 않지만, 오래 지연될수록 부정적 영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적 불안요인으로는 미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중기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됏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인상 및 통상마찰이 심화되면서 신흥국의 경기가 급락하거나, 중국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위축될 가능성이 우려됐다.

◇ "상반기 추경 등 공격적 재정 정책 필요… 금리 추가 인하도 고려해야"

이에 대해 KDI는 경기개선이 지연되거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재정확장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음해 상반기 추경예산 편성 등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또 향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에도 국내 물가상승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정체된다면 금리 인하를 통해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저물가 기조가 계속된다면, 실질금리 상승으로 경기 전반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통화정책이 보다 완화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실질금리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변동한 반면, 자본유출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며 일축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DTI 및 LTV 규제를 강화하고 비은행권 가계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규제 강화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또 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금융당국에게는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법정관리) 제도의 장점을 통합한 새로운 기업구조조정제도로서, 법원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채권단의 사전계획안에 따라 기업의 악성채무 및 계약관계 등을 조정하는 '법원 앞 채권단 중심의 회생절차제도'를 신설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실업자가 증가할 것으로 지적하고, 실업급여 확대 등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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