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영국 더럼 대학교와 항해력(航海曆) 연구소(Nautical Almanac Office)의 연구자들이 기원전 720년부터 2015년까지의 거의 3천년간의 세계 천문 기록들을 살핀 결과 발견됐다.
연구자들이 관찰한 자료들은 일식과 월식 그리고 다른 천문현상들을 역사적으로 기록한 것들이다. 여기에는 가장 오래된 기록인 바빌로니아의 설형 문자로 쓰인 진흙판들로부터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우스가 2세기경 저술한 천문학책인 알마게스트(Almagest), 중국과 중세 유럽 그리고 아랍 국가들의 문서들이 포함됐다.
고대 기록들은 일식과 월식의 여러 단계를 목격한 사람들이 있었던 때와 장소를 담고 있고 1600년대의 문서들은 달이 특정 별들의 앞을 가렸을 때를 묘사한 것도 있었다.
지구의 자전이 관찰기간인 2,735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지구가 일정하게 회전한다면 과거의 천문 현상들을 본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 있게 될 지를 계산한 컴퓨터 모델과 실제 역사 기록을 비교했다.
“관찰이 조악하긴 했지만 우리는 컴퓨터의 계산 결과와 실제 일식과 월식이 목격된 때와 장소 사이에서 일관된 차이를 볼 수 있었다. 그건 지구의 자전이 바뀌어 왔다는 걸 의미한다”고 연구팀의 한 사람인 레슬리 모리슨은 가디언에 말했다.
지구는 45억 년전에, 회전하는 먼지와 가스의 구름으로부터 생성됐으나 화성 크기의 물체와 충돌하면서 추가적인 회전력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무시무시한 충돌로 달이 떨어져 나가고 지구의 하루가 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달의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수(tide)가 지구 자전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낳는다. “물이 위로 솟구치면서 자전하는 지구를 잡아 당긴다”고 모리슨은 말했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면서 달의 공전 궤도는 1년에 4cm씩 늘어나고 있다.
밀물과 썰물로 인한 제동 효과만이 지구 자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지구 자전을 가속한 사건도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반작용 과정’이 없었더라면 지구의 자전이 더욱 느려졌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장 최근의 빙하시대 말부터 빙하층 아래 갇혀 있던 대지가 풀려나면서 제자리를 찾아갔다. 이 이동은 지구가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는 타원을 좀 덜 평평하게 만들었다.
마치 김연아 선수와 같은 피규어 스케이터가 제자리에서 팔을 벌리고 돌다가 팔을 모으면 더 빨리 돌게 되는 것처럼 지구의 자전 타원이 좁아지면서 좀 더 빨리 돌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 왕립학회에 과학자들이 발표한 내용들에 따르면 해수면의 변화와 지구핵과 암석 맨틀 사이에 존재하는 전자력도 지구의 자전에 역시 영향을 미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로 다른 힘들이 수십년에서 수 세기에 걸친 기간에 지구 자전에서 주기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인다. 한 사이클은 매 1천 5백년 마다 되풀이된다.
영국 리드 대학의 지질물리학자인 존 마운드 교수는 “지질학적 과정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인간의 시간 척도에선 진화를 관찰하기가 극도로 어렵다”며 이번 발견에 대해 “극히 작은 영향을 아주 정확하게 가려내기 위해 광범위한 영역의 조사와 세련된 기술을 결합한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