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전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했다. 2017시즌 출전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WBC 출전도 물건너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등 야구대표팀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던 국제무대 베테랑의 공백으로 대표팀 마운드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예비 엔트리 50명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예전 대표팀에 비해 마운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만한 정통파 우완투수가 부족한 가운데 좌완투수 선발 구성도 쉽지만은 않다. 이미 김광현이 빠졌다. 양현종, 차우찬 등이 예비 엔트리에 있지만 해외 진출시 새로운 소속팀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류현진(LA 다저스)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2013년 제3회 WBC 대표팀 선수단 구성 당시 각각 메이저리그 진출과 새로운 소속팀과의 계약(당시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전례가 있다.
일부 메이저리거의 공백도 대표팀에게는 악재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뒷문을 책임졌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최근 음주운전과 도주 파문을 일으켰고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삼진아웃'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최근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고 있는 류현진의 경우 아예 엔트리에 올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한화 이글스)는 최근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아 내년 3월까지 재활을 마친다는 보장이 없어 WBC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처럼 김인식 감독이 이끌어 나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온갖 악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과 맞설 것이 유력한 라이벌 팀들은 막강한 전력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한국과 나란히 대회 1라운드 A조에 속한 네덜란드의 경우 유격수 젠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 2루수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등 리그 정상급 내야수들을 엔트리에 합류시켰다.
한국은 3년 전 WBC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했고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2라운드 진출시 만날 것이 유력한 라이벌 일본도 최상의 전력 구축을 위해 분주하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우에하라 고지(보스턴 레드삭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정상급 투수들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의 대표팀 승선도 유력한 상황이다.
게다가 퍼시픽리그 MVP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을 비롯해 일본프로야구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WBC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