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들인 서부산 문화공간 '사상인디스테이션' 평일이면 '썰렁'

사상구 '인디스테이션' 겨울동안 프로그램 없어 방문객들 발걸음 돌리기 일쑤

부산 청년문화의 거점을 지향하며 예산 20억 원을 투입해 만든 '사상 인디스테이션'이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과 재정난 탓에 공간을 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사진= 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 청년문화의 거점을 지향하며 예산 20억 원을 투입해 만든 '사상 인디스테이션'이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과 재정난 탓에 공간을 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평일 낮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 위치한 '부산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 인디스테이션'(CATs).

서부산 대표 문화공간으로 청년 인디문화의 성지로 알려진 곳이지만 실상 찾아가 보니 기계에서 나오는 음악만이 빈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1층 공연무대와 2~3층 전시실에는 전시품은 물론 사람 한명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밖에서 들어온 비둘기 한마리가 건물을 휘젓고 다녔다.


건물 출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조차 안내원 1명이 없어 인디스테이션이 궁금해 들른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였다.

한 방문객은 "인근 쇼핑몰에 쇼핑하러 왔다가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 외형이 특이해 들어와 봤다"면서 "하지만 안내자도 없고, 건물 내 볼거리가 없어 그냥 돌아간다"고 말했다.

사상인디스테이션은 지난 2013년 시 예산 20억 원을 들여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이렇다 할 수익사업이 없어 개관 이래 늘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인디스테이션의 위탁운영을 맡은 부산문화재단은 대관 전시로 얻는 연간 수익 300~500만원을 제외하고는, 전적으로 구와 시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어 따로 안내원을 둘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사상인디스테이션에 평일 낮에 이렇다 할 프로그램이 없어 방문객은 물론 안낸원조차 없어 '썰렁'한 모습(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상근 직원도 문화재단에 소속된 프로그래머와 시설관리인 2명이 전부.

문제는 이런 예산난이 인력 부족 뿐만 아니라, 실질적 프로그램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상인디스테인션에서 현재 12월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오는 15일부터 4일 동안 한시적으로 열리는 '아트페어'를 빼면, 수요일 저녁과 일요일 오전 2시간가량 열리는 공예 아카데미 수업이 전부이다.

금요일 저녁 인디뮤지션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불금파티'도 지난달을 끝으로 종료되면서, 겨울 동안 진행되는 대표적 프로그램이 없어 사실상 공간을 놀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안팎에서 공연이나 전시가 없을 때는 주민들이나 지역 문화단체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료로 공간을 대관한다'는 내부 규정에 가로막혀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디스테이션 이동빈 매니저는 "유료로 대관을 한 사람들과 형평성의 문제로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는 게 어렵다"며 "내년에는 지역 문화단체들과 협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인디스테이셔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은 지어놓았지만, 행정 편의상 만들어놓은 규정 탓에 시민과 청년예술인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