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회사서 EBS 사장 이력서 발견… "방통위 해명해야"

EBS, 장시호 씨 소유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행사 후원 및 리포트 제작도

2일 방송된 뉴스타파 리포트 (사진='뉴스타파' 캡처)
EBS 사장 공모 기간 중 우종범 현 사장의 이력서가 '비선실세' 최순실 씨 소유 광고회사에서 발견되고, 이후 EBS가 장시호 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행사를 후원하는 등 EBS와 최 씨 일가의 연결고리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언론노조는 EBS 사장을 선임하는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책임이 있다며 국감 증인과 특검 조사 대상에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지난 2일, 최 씨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서 EBS 우종범 현 사장의 이력서가 나왔다고 단독보도했다. 지난해 11월, EBS 사장 공모가 시작된 지 5일 만에 플레이그라운드 사무실에서 우 사장의 이력서가 출력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우 사장은 뉴스타파에 "최순실 전혀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 (이력서가 왜 거기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저는 방통위에서 제일 (점수가) 높은 걸로 뽑혔다"며 "그런 게 (인사 개입) 있었으면 검찰 조사하지 않았겠나"라고 강력 부인했다.

뉴스타파는 이력서 유출 외에도 EBS와 최 씨 일가 사이를 의심케 하는 일들이 여럿 일어났다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사례를 들었다. 우 사장이 취임한 후, EBS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결정했는데 이곳은 최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소유한 법인이었다.

뉴스타파는 "(후원이 이뤄진 때는 센터가) 설립된 지 채 3개월이 안 된 시점으로 아무 실적도 없는 법인 행사를 공영방송인 EBS가 후원한 것"이라며 "스키캠프 후원 관련 공문을 보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요청 시점과 EBS의 승인이 같은 날(12월 22일) 하루 만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BS는 또, 행사 후원 승인이 난 지 6일 후에는 자사 뉴스를 통해 6차례 해당 빙상캠프를 홍보하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EBS는 "사전에 실무자들 간에 이야기가 진행됐었다"며 "주 시청층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였고 스포츠 관련 내용이어서" 후원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빙상캠프 홍보 리포트에 대해서도 "후원과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며 "저희 뉴스부에는 스포츠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고 밝혔다.

◇ 언론노조, EBS 사장 선임 맡는 '방통위' 책임 물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5일 성명을 내어 "방통위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조력자였는가?"라고 반문했다.

언론노조는 "최순실 일가가 휘두른 비선실세의 농단에서 청와대가 자유롭지 못했다면, 청와대의 공영방송 인사 개입 또한 독자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EBS 사례에 대해 "일상적인 협찬과 홍보 계약일 뿐이라고 하기에 여전히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최순득(최순실 씨의 언니이자 장시호 씨의 엄마) 씨가 돈으로 연예인 인맥을 관리하는 통로로 알려진 회오리 축구단에서 우 사장이 취임 전부터 고문을 맡고 있었던 점, 지난해 말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창조경제 홍보를 위해 미래부를 거쳐 EBS에 홍보영상 제작을 지시했던 점(헤럴드경제 보도), 김성우 수석과 차은택 씨의 만남이 검찰에서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언론노조는 "지금 시국에서 이러한 의혹들은 공영방송 EBS의 위상과 평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 최성준 위원장은 방통위로 접수된 EBS 사장 이력서가 어떻게 플레이그라운드로 유출됐는지 밝힐 것 △EBS 우종범 사장 또한 선임 의혹·후원과 홍보기사·창조경제 홍보물 계약 관련 의혹을 직접 해명할 것 △국회와 특검은 국정조사와 수사를 통해 '이력서 유출' 문제를 철저히 다뤄야 하며, 국감 증인 및 특검 조사 대상에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포함시킬 것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