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전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이 기관투자자로서는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으며, 당시 삼성으로부터 합병 찬성 압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주 전 대표는 이날 진행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보고서가 나가기 전 한화의 경영기획실장이 '한화와 삼성의 사이가 좋고 거래도 많으니 부정적으로 쓰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증권사 사장에게 그런 것을 부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약속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도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삼성의 아는 지인들 4명 정도가 전화와서 처음에는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했다. 당시 우리 회사는 0.02%의 삼성물산 주식을 갖고 있었는데, 위임을 안한다고 하니 찬성해달라고 전화가 왔고, 그것도 거절했더니 '정 그럴거냐'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실은 보고서가 두 번 나간 뒤에는 '구조본에서 굉장히 기분이 격앙돼 있다. 이렇게 되면 주 사장 물러나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압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압력을 받았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문에 "우리나라 재벌들이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같아서 누가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이들도 따른다는 그런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또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한화 참모기획실이 주 전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회장의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투자증권의 주식도 없고 등기이사도 아니었는데 주주들이 뽑은 대표를 물러나라고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재벌의 구조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승연 회장은 바로 뒷자리에 앉은 주진형 전 대표의 증언과 김 교수의 비판을 묵묵히 듣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