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순실 우회지원에 "사정 있었다고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회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37억원을 우회지원한데 대해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일종의 압박 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청문회에서 삼성전자가 컨설팅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37억을 지원했으며 이 돈으로 최순실씨가 독일에서 집과 호텔을 산 것 아니냐는 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지적에 대해 "나중에 물어보니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어쩔수 없는 사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저와 직접 연루된 일이 아니라 말을 잘못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승마쪽과 관련된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에 대해 문제가 터진 후 최지성 부회장 등 미래전략실의 회의자리에서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최지성 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신청을 하자는 의사진행 발언도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씨 가족에 대한 지원에 대해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래전략실장과 전략실의 회의중에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 발언직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지성 부회장 등 미래전략실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하자고 의사진행발언을 했다.

청문회를 진행중이던 박범계 야당간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오후중 최 부회장 들을 임의출석 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순실씨를 언제 또 누구를 통해 알게됐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이 빗발쳤지만 이 부회장은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6.12.6/뉴스1 박종민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을 만난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연금측의 요청에 따라 만났다" 면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행사장에서 만난적은 있다"면서 "그러나 별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이 부회장은답했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대한 자금출연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과 올 2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과정에서 "체육을 진흥하고 관광을 발전시키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박대통령이 말했고 삼성이 열심히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독대당시에는 대통령의 그런 당부가 "재단설립이나 자금출연과 관련한 것인지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이 재용 부회장은 말했다.

또 두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과정에 개입한 전경련의 해체와 관련한 질문에는 "선배 회장들도 있어 제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저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이번일로 국민들게 많은 우려와 심려를 끼친 것을 잘 알고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 나왔다"면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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