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KBS '뉴스9'에서 황상무 앵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지난 2일 9시 뉴스에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찬반 성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했다고 전했는데 전화번호는 표 의원이 공개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이를 바로잡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KBS '뉴스9'에서 황상무 앵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개인 휴대번호가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탄핵 참여를 요구하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의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 의원들은 사생활 침해라고 항의하는 반면, 이를 공개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면 감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면서, 마치 표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처럼 보도했다.
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 정정보도 후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 취한다. 난 휴대전화 번호 공개한 적 없다"고 전했고, KBS는 3일 트위터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의원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했다는 부분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애당초 취재기자가 작성하고 담당 부서장이 승인해 보낸 앵커멘트에도 표창원 의원이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했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앵커가 맘대로 고쳐서 말한 것"이라며 "다음날 아침 우리 노동조합의 강력한 경고가 있은 후에야 사측은 부랴부랴 정치부 기자들을 시켜 표 의원에게 사과하게 했고, 인터넷 뉴스사이트에선 서비스 제한과 정정 문구를 올려 더 이상의 비난 여론 확산을 막았지만 이미 KBS의 신뢰도는 크게 타격을 입은 뒤였다"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이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참사로 국민들은 KBS도 공범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현장을 취재하는 수많은 후배들이 시민들에게 욕과 조롱을 듣는 등 모욕을 감수하고 취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앵커라는 자가 책상에 앉아 허위, 편파적인 멘트로 후배들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며 "긴 말 하지 않겠다. 만일 알고 했다면 범죄 행위요, 몰랐다면 자격이 없다. 황상무 앵커는 즉각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한 바 있다.
◇ '공감토론'에서도 유사한 사례 발생
당시 국민대 목진휴 교수는 "결국 전화번호를 공개한 게 뭐겠나. 사람들로 하여금 전화하라고 지금 한 것 아닌가"라며 "그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표 의원을 비판했다.
표 의원은 새누리당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했을 뿐 개인 번호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는 시민 문자가 많이 들어오고 나서야, 진행자인 백운기 위원은 "명단만 공개하고 전화번호는 직접 공개 안 했나요?"라고 되묻고는 "만약 그렇다면 저희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잘 몰랐다"고 말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 셈이다.
표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실의 왜곡, 혹은 허위사실'을 언론, 방송이나 교수 등 전문가가 공개적으로 발설 유포한다면, 이는 심각한 위법행위다. 실수라면 바로 사과하고 바로잡아야 하며, 고의적이라면 법적 처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면서 비난한 KBS 황상무, 백운기 앵커 및 국민대 목진휴 교수님 기타 종편 출연 패널 여러분, 깨끗이 사과하시고 사실에 기반해 절 비판하라. 제가 여러분의 허위사실 공표를 알게 된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공개적으로, 방송과 언론을 통해 사과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토론'은 같은 날 홈페이지에 표 의원의 반박을 싣고, "12월 2일자 방송 당시 표 의원이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으로 오해해 잠시 그 문제를 다뤘지만, 곧바로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정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뉴스9'를 포함한 KBS의 정정보도에 대해 "사과는 쉽지 않다. 고맙다. 앞으로 사실관계를 좀 더 철저히 확인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