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이 벌이고 있는 치열한 순위 싸움은 상하위 팀들이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져 있다.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이 승률 5할을 기준으로 반분돼 있다.
1위 고양 오리온(12승3패)부터 5위 인천 전자랜드(9승7패)까지는 승률 5할 이상이다. 6위 서울 SK-울산 모비스부터 10위 부산 KT는 5할이 채 되지 않는다.
10개 팀인 만큼 상하위 5개 팀의 구분이 5할 승률로 나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최근 5시즌을 봐도 4시즌이 그랬다. 2013-2014시즌만 6위 오리온까지 승률이 5할이었다.
▲건강한 용병들, 승률 5할 보증수표
하지만 올 시즌 상하위 팀들이 나뉘는 기준은 공교롭다. 한 마디로 '당신의 외국 선수들은 안녕하십니까'로 구분된다. 외국 선수 2명이 건강한 팀은 상위권에 포진해 있고, 탈이 난 팀들은 처져 있다.
선두 오리온은 최고 타짜 애런 헤인즈가 건재한 데다 오데리언 바셋도 최근 부진을 털고 부활했다. 삼성은 최강의 하드웨어 듀오 리카르도 라틀리프-마이클 크레익이 맹위를 떨친다.
인천 전자랜드는 제임스 켈리의 가공할 점프력과 커스버트 빅터의 안정감이 조화를 이룬다. 1위부터 5위까지 시즌 초반부를 순조롭게 보내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프냐, 성적도 아프다' 하위팀 동병상련
반면 하위 5개 팀은 모두 1명 이상 외국 선수가 바뀌거나 일시 교체된 상황이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용병에 문제가 생기니 성적에 바로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KT가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다.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뽑힌 크리스 다니엘스(실제로 3순위)는 1경기도 못 뛰고 퇴출됐고, 래리 고든 역시 맷 볼딘으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KT는 국내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번번이 높이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승률 1할대(2승14패)에 허덕이고 있다.
공동 6위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도 외인이 탈이 났다. 모비스는 강철 인간 양동근의 부상 이탈이 고전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네이트 밀러의 부상도 있었다. 서울 SK 역시 주포 테리코 화이트의 부상으로 리틀을 일시 대체 선수로 데려온 상황이다.
외인의 부상 정도와 공백 기간은 다르지만 어쨌든 팀 성적에 타격을 입힌 것은 같다. 외국 선수가 팀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프로농구의 슬픈 단면이기도 하다. 과연 상하위 팀들의 현 상황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