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KEB하나은행은 3쿼터 6분의 시간동안 승부를 끝내버렸다.
2쿼터 막판부터 심상치 않았다. KEB하나은행은 23-28로 뒤진 2쿼터 마지막 1분21초동안 야투 3개를 몰아넣어 30-28로 역전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백지은이 속공을, 김지영이 3점슛을, 강이슬이 골밑 득점을 성공시켰는데 모두 어시스트가 동반된 야투였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3쿼터 막이 오르자마자 강이슬이 3점슛을 꽂았다. 신한은행의 김연주가 3점슛으로 응수했다. 이후 KEB하나은행은 어천와의 연속 6득점을 시작으로 6분동안 신한은행을 무득점으로 묶고 연속 17점을 몰아넣었다.
33-31이었던 스코어가 순식간에 50-31로 벌어졌다.
과정이 놀라웠다. KEB하나은행은 6분동안 야투 8개를 터트렸다. 그 중 5개가 어시스트가 동반된 야투였다. 단순한 1대1 공격이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과 팀 플레이가 결합된 공격이 연속으로 나왔다.
김지영이 환상적인 '노룩(no-look)' 패스로 쏜튼의 골밑 득점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백미였다.
또 KEB하나은행은 6분동안 강한 압박수비로 신한은행으로부터 실책 5개를 유도해냈다. 상대 실책으로 되찾은 5번의 공격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윤아, 김규희 등 주축 가드들의 줄부상으로 경기 운영이 불안한 신한은행의 약점을 KEB하나은행이 제대로 공략한 것이다. 상대의 거침없는 공세에 신한은행은 망연자실했다.
마치 코트에 마법을 뿌린 것 같았던 6분의 시간이 지나고 사실상 승패가 결정됐다. 결국 KEB하나은행은 신한은행을 68-55로 제압, 시즌 전적 5승6패를 기록해 용인 삼성생명, 구리 KDB생명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4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른 공헌도를 자랑했다. 강이슬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5점을 올렸고 김지영은 10점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쏜튼과 어천와는 각각 16, 11점씩 보탰다.
개막 5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시작한 KEB하나은행은 이후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KEB하나은행에게 최근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팀은 무패행진을 질주 중인 아산 우리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박종천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시즌 '부정 선수' 첼시 리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팀이다. 첼시 리 파문이 번지면서 드래프트 지명 순서가 후순위로 밀리는 등 페널티를 안고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김정은, 김이슬, 신지현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도 있었다.
그러나 이환우 감독대행의 온화한 카리스마가 KEB하나은행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작은 부분까지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자세에 팀 분위기가 밝아졌다. KEB하나은행의 벤치에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