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 마른 199순위' 201승 NFL 최고 쿼터백으로

톰 브래디. (사진=ESPN 홈페이지)
"그저 미시건 대학의 빼빼 마른 아이였어요."


톰 브래디가(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2000년 NFL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199순위로 뽑혔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다. 브래디가 뽑혔을 때 주전 쿼터백이었던 드류 블렛소는 "솔직히 브래디가 NFL에서 선발로 뛸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저 미시건 대학의 빼빼 마른 아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래디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2001년부터 주전 쿼터백 자리를 꿰찼고, 브래디에 밀린 블렛소는 2002년 버팔로 빌스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17년의 시간이 흘러 브래디는 NFL 역사상 최고 쿼터백이 됐다.

브래디는 5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폭스보로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13주차 LA 램스전에서 26-10 승리를 이끌며 통산 201승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179승, 플레이오프 22승이다.

페이튼 매닝(200승), 브렛 파브(199승), 존 얼웨이(162승) 등 전설적인 쿼터백들을 넘어 쿼터백 통산 최다승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은 매닝의 186승이다. 브래디는 262경기에서 201승을 거뒀다. 매닝은 200승을 거두기까지 292경기가 필요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브래디가 최고 쿼터백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힘은 간단하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했다.

실제로 지난 3월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브래디의 2016년 연봉은 900만 달러(약 105억원), 2017년 연봉은 1000만 달러다. 라이벌 매닝이 지난 3월 은퇴 전 받았던 연봉 1900만 달러, 또 2013년 6년 1억800만 달러에 계약한 토니 로모(댈러스 카우보이스)에 한참 못 미친다. 샐러리캡 때문에 거액 연봉 대신 승리를 선택했다.

얼웨이는 "브래디에 대한 명백한 사실은 엄청난 커리어를 보유했다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브래드는 팀을 위해 뒤는 선수다. 만약 가장 중요한 기록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어떤 쿼터백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 자세가 브래디의 성공 이유"라고 말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쿼터백 짐 켈리도 "브래디는 매년 꾸준한 성적은 냈다. 그렇지 못할 때도 주변에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한다는 점이다. 말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역시 199승의 전설적 쿼터백인 파브도 거들었다.

"브래디는 승리자이자, 승리를 즐기는 게이머다. 나는 브래디의 경기를 보는 것이 너무 좋다. 브래디의 반대편에는 절대 베팅하지 않는다"

뉴잉글랜드와 브래디는 2003년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 동부지구 정상에 오른 뒤 딱 한 번(2008년) 1위를 놓쳤다. 올해도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10승2패 선두다. 슈퍼볼 우승도 4회. 그 사이 브래디는 정규리그 MVP를 2번, 슈퍼볼 MVP를 3번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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