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V-리그에 대한 관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안방에서 월드리그 2그룹 잔류를 확정하는 극적인 3연승으로 불을 지폈다. 이후 여자 대표팀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런 팬들의 관심을 자연스레 V-리그로 넘어왔다. 그리고 V-리그 역시 지켜보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화끈한 경기력으로 개막을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매 라운드마다 이변을 연출하는 팀들의 등장으로 재미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 반전의 주인공들은 한국전력과 KGC인삼공사다.
양 팀 모두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한국전력은 2015~2016시즌 14승 22패(승점 47)로 5위에 머물렀다.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가 그들의 밑에 있었지만 경기력을 봤을 때 한국전력이 월등히 뛰어난 수준이 아니었다.
여자부의 KGC인삼공사는 한국전력보다 더 낮은 수준이었다. 2014~2015시즌 8승 22패(승점 26)로 최하위. 2015~2016시즌 역시 7승 23패(승점 22)로 순위표 가장 아래에 자리했다.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한국전력과 KGC인삼공사였지만 리그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KOVO컵에서 창단 첫 우승을 만끽한 한국전력은 1라운드를 3승 3패 승률 5할로 마쳤다. 그리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모습을 보였다. KGC인삼공사는 1승 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두 팀이 KOVO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V-리그에서는 재연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국전력과 KGC인삼공사는 2라운드에 접어들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강팀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한국전력은 5승 1패로 남자부를 주름잡았다. KGC인삼공사 역시 4승 1패로 흥국생명과 함께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악재가 오히려 호재로 바뀐 팀이다. KOVO컵을 앞두고 1순위로 선택한 사만다 미들본이 개인 사정으로 팀 합류가 불발된 KGC인삼공사는 아쉬움을 안고 알레나 버그스마를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거의 7순위나 다름없는 선수였던 알레나는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어느덧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떠올랐다.
서남원 감독의 부임으로 팀 컬러가 변한 것도 상승세의 요인이다. 올해 4월 KGC인삼공사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 감독은 최근 2연 연속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패배 의식에 빠져있는 선수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승리 DNA를 심어주기 위해 중·고등학교 팀들과 경기도 마다치 않았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또 모든 선수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자율 경쟁을 통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선수들이 주전, 비주전을 떠나 단결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한국전력과 KGC인삼공사. 과연 이들이 반환점을 도는 V-리그에서 앞으로 어떤 성적을 써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