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스캔들 누락, '눈 가리고 아웅' 한 기재부

무디스 보고서에서 "박근혜 스캔들 경제 위험요인" 부분 누락시켜

무디스 홈페이지 캡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가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정치상황이 우리경제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이 내용을 뺀 국문번역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해, 정부 경제팀이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기 보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1일 '한국과 대만 정부: 비교 분석 – 유사한 구조적 제약요인, 상이한 정책적 대응' 보고서(Governments of Korea and Taiwan: Peer Comparison –Similar Structural Headwinds Divergence in Policy Response)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 요약본의 마지막 단락에는,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는 정치 양극화가 정책 실행을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실물 경제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된 최근의 정치 스캔들이 이런 예상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The current scandal involving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poses risks to this expectation.)

최근 일본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등,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공백 사태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어서 무디스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런데 우리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공백과 관련한 부분을 빼고 번역한 자료를 4일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로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제외한 꼼수를 부린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대해 기재부는 "보고서 자체가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는 것이어서,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자료를 만들다보니 그런 것"이라며 의도적인 제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문 보고서 요약문을 보면 우리나라와 대만의 정치적 상황이 유사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국정공백 사태가 상대적으로 우리 경제나 국가신용도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양국의 정치적 위험요인을 비교분석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기재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정부 경제팀이 사태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고 정책을 짜기보다는 당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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