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어묵, 공공시설 무상 장기 임대 논란

부산 사하구 '중소기업홍보관' 3년간 무상 임대 계약

부산 사하구청이 십수억 원을 들여 만든 다대포 관리센터에 고래사어묵이 무상으로 점포를 임대 운영하고 있어 특혜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 사하구청이 십수억 원을 들여 만든 공공시설에서 특정 업체가 무상으로 점포를 임대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전국 대형 백화점은 물론 해외까지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고래사어묵'.

주식회사 늘푸른바다가 운영하고 있는 고래사어묵은 지난해 8월부터 부산의 대표관광지인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 관리센터 1층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관리센터는 지난해 구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18억7600만원을 투입해 만든 지상 3층 건물이다.

고래사어묵이 들어선 86㎡ 규모의 매장은 애초 구가 관내 중소기업의제품을 알리는 '중소기업홍보관'으로 만든 시설이다.

문제는 고래사어묵이 구의 공유재산인 건물을 사용하면서 단 한 푼의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하구청이 더불어민주당 전원석 구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고래사어묵은 지난해 사하구청과 중소기업홍보관을 3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고래사어묵이 들어선 관리센터는 사하구의 대표적 관광지로 지난 여름 7~8월 두 달 동안에만 566만여 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면서 "이런 곳에 위치한 홍보관을 영세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고래사어묵에 무상으로 임대해 준 것은 특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청 내부 지침에는 중소기업홍보관 이용 신청자격조건으로 사하구에 소재하는 최소 두 개 이상의 기업으로 구성된 '단체'로 한정하고 있다.

사실상 지금은 구의 방침에 어긋나는 단일 기업이 중소기업홍보관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구청 담당자는 "지난해 관내 어묵기업 6개사가 단체를 꾸려 중소기업홍보관을 이용하겠다고 신청했다"면서 "하지만 나머지 5개사가 개점하기 전에 포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고래사어묵만 문을 열게 됐다"고 해명했다.

담당자는 또 "고래사가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임대료 이상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래사어묵 김형광 대표는 "다른 곳에 비해 다대포 관리센터에 들어선 매장은 수익성이 현격히 떨어진다"며 "당장 철수하고 싶을 정도이지만, 다대포를 이용하는 방문객들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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