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사업자인 케이토토가 김종 전 차관 등을 고소·고발한 만큼 검찰도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스포츠토토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스포츠 토토사업자로 팬택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정권 초기부터 있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이 대표와 이남기 당시 홍보수석 등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정현 대표와 이남기 전 홍보수석 등은 지난 2013년 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스포츠토토 사업자로 팬택을 밀어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명박정부 들어 호남 기업들이 탄압을 받아서 제대로 된 기업이 없다. 이참에 호남 기업 하나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대표는 여당 출신으로 유일한 호남 지역 의원이고, 이 전 수석도 전남 영암이 고향이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 외에 4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팬택컨소시엄과 경쟁했던 케이토토 측은, 공무원인 A씨로부터 "괜히 힘 빼지 말고 포기하라. 이미 결정됐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A씨는 이 얘기를 사업사 선정 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고위직 인사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탄핵을 반대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이 대표가 국정농단 사건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정황이 나오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 대표와 이 전 수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이 장씨 측근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씨를 스포츠토토 빙상팀 감독에 앉혀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게 한 게 대표적인 정황 증거다. 이씨는 장씨가 사무총장을 맡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전무이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는 8일 김 전 차관을 기소하기 전까지 토토 사업권 비위 의혹을 수사할 예정이다. 케이토토가 김 전 차관과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으로 지난달 30일 고소·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특검이 바통을 이어 받을 경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차관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을 동원해 '기획소송'을 벌이는 등 케이토토로부터 사업권을 박탈하기 위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케이토토는 위탁수수료를 팬택컨소시엄보다 훨씬 낮게 써내 사업권을 따냈지만, 문체부와 공단 측은 뒤늦게 새로운 입찰 조건을 내걸며 딴지를 걸었다.
김 전 차관이 케이토토에 대해 문제를 삼는 동안 일부 의원들은 체육진흥공단이 토토사업을 직영할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차관이 토토 사업을 직접 운영하면서 장시호씨 등 최씨 일가에게 막대한 이득을 주려고 한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