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도 떠났다' 2017 홈런왕 춘추전국시대 예고

'너도 MLB 꽃길 오는구나' KBO 리그는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오른쪽)에 이어 올해 수상자 에릭 테임즈까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내년 홈런왕 전망이 쉽지 않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MVP 시상식에서 박병호가 수상자인 테임즈의 머리에 꽃관을 씌워주는 모습.(자료사진)
최근 몇 년 동안 KBO 리그를 주름잡았던 거포들이 줄줄이 미국으로 떠났다. 이에 따라 내년 홈런왕은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홈런왕 예상은 사실 어렵지 않았다. NC 에릭 테임즈가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올랐던 박병호(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까닭이었다. 지난해 53개를 때려낸 박병호에 이어 48개로 홈런 2위였던 야마이코 나바로도 일본 무대로 옮겨갔다.

과연 테임즈는 올해 홈런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47홈런에서 7개가 줄었지만 타이틀 획득은 큰 문제가 없었다. 음주 운전으로 막판 8경기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SK 최정을 밀어내고 단독 수상할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예상이 쉽지 않다. 테임즈마저 밀워키와 계약하며 MLB로 유턴했다. 박병호에 이어 테임즈까지 태평양을 건넌 상황. 강력한 홈런왕 후보 2명이 사라진 것이다.

내년 홈런왕 레이스는 갯수는 줄어든 가운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50개 이상을 때려낼 초대형 거포가 사라졌다 해도 40개 안팎을 날릴 후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정-김재환 국내파 vs 외국인 거포 대결

일단 올해 생애 첫 타이틀을 안은 최정이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소년장사'로 일찌감치 장타를 날려온 최정은 올해 완전히 홈런에 눈을 떴다. 141경기에서 40홈런을 날려 106타점과 함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파워는 물론 기량 면에서 거포의 정점으로 꼽히는 30대에 바야흐로 접어드는 최정이다. 정의윤이라는 확실한 4번 타자도 가세해 상대 견제도 적잖게 비껴갈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홈런공장으로 주목받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도 있다.

올해 두산 우승 주역 김재환도 내년 홈런왕에 도전할 후보로 손색없다. 김재환은 가장 큰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올해 37홈런으로 3위에 올랐다. 최정보다 7경기 적은 134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토종이냐, 용병이냐' 내년 홈런왕 후보로 꼽히는 SK 최정(왼쪽부터), 두산 김재환과 만약 계약한다면 이들을 위협할 윌린 로사리오, 야마이코 나바로.(자료사진=이한형 기자, 두산, 한화, 삼성)
김재환은 오랜 무명 생활을 끝내고 리그 정상급 거포로 거듭났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도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며 4번 타자의 위용을 뽐냈다. 상대 집중 견제가 예상되나 자신감이 더해진 김재환은 내년에도 장타 생산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최형우(KIA)도 6년 만의 홈런왕 탈환에 나선다. 2011년 타이틀 홀더(30개)인 최형우는 최근 3년 동안 94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꾸준함을 보였다. 특히 4년 100억 원, 역대 최고 몸값을 찍은 만큼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홈런 4위(33개) 이범호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만약 국내 복귀한다면 나바로도 강력한 후보다. 나바로는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삼성에서 79홈런을 날렸다. 한화와 재계약 협상 중인 윌린 로사리오도 후보로 꼽힌다. 올해 KBO 리그 데뷔 시즌 33홈런을 날린 로사리오는 적응을 마쳐 내년에는 홈런 갯수가 늘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내년 데뷔하는 외인들 중에서 새 거포가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내년 KBO 리그 홈런킹의 영예는 누가 가져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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