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게 경고합니다…우린 병신이 아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사거리에 횃불을 든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3일 전국에서 232만 명, 서울 광화문 일대에만 17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여섯 번째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장의 촛불은 그동안 우리네 삶을 짓눌러 온 부조리한 세상의 민낯을 철저히 드러낼 만큼 강렬했다.

1% 특권층의 안위만 신경써 온 비뚤어진 정권 탓에, 99% 국민의 삶은 이미 팍팍해진지 오래다. 그러한 질곡이 광장의 자유발언을 통해 오롯이 증언되고 있다. '함께'가 아닌 '분리' '수용'이라는 전근대적인 정책에 묶여 시름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12월 3일은 세계 장애인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오른 백발의 한 장애인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오늘은 24번째로 맞는 세계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리고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농성을 한지 1565일째 되는 날입니다. 바로 오늘 우리는 박근혜 즉각 퇴진과 구속을 선언합니다"라고 역설했다.

"11월 20일 전주에서 아버지가 장애인 아들을 목 졸라 죽였습니다. 11월 23일 경기도 여주에서 또 다시 어머니가 장애인 아들을 목 졸라 죽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 부모와 가족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선택한 비극적인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그 부모가 살인자입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박근혜 복지의 총체적인 문란의 결과입니다. 부모에게조차 죽임을 당하는 중증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도대체 어떤 존재입니까."

그는 "장애인의 삶을 담은 '공간이동'이라는 노래의 랩 부분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라며 절규와도 같은 랩을 토해냈다.


"내 모습/ 지옥 같은 세상에 갇혀 버린 내 모습/ 큰 모순/ 자유 평등 지키지도 않는 거짓 약속/ 흥! 닥치라고 그래/ 언제나 우린 소외 받아 왔고/ 방구석에 폐기물로 살아 있고/ 그딴 식으로 쳐다보는/ 차별의 시선 위선 속에/ 동정 받는 병신인 줄 아나!/ 닥쳐 닥쳐라 우린 병신이 아냐!"

"장애인들은 이동도 제대로 못하고, 교육도 못 받고, 일자리도 없는 지옥 같은 세상에 갇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는 것이 그의 증언이다.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도 차별 받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순 뻥이었습니다, 뻥! 장애인들은 방구석에서, 시선에서 쓸모없는 폐기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찌 장애인만이겠습니까. 모든 사람들을 개돼지 취급하고 쓰다가 쓰레기처럼 버리는 자본과 권력이 하는 짓거리 아닙니까."

특히 그는 "모든 국민은 차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그것은 명백히 국가의 책임입니다"라며 "그래야 최소한의 나라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송파 세 모녀의 죽음 전에도, 그리고 그 죽음 후에도 지금 대한민국에는 법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질타했다.

"박근혜는 그 책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재벌과 새누리당과 함께 그 패거리들의 더러운 탐욕만 채웠습니다. 박근혜는 총체적 국정 문란의 범죄자입니다. 그래서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고 새누리당과 재벌은 해체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며,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해서 승리합시다. 박근혜에게 경고합니다. 닥쳐! 닥쳐라! 즉각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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