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는 사상 최대 인파인 170만여 명이 운집한 3일 서울 광화문 촛불 집회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의 '떼창'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청와대 앞 100m까지 허용된 대규모 행진을 앞두고 무대에 오른 한영애는, 첫 곡으로 자신의 노래 '갈증'을 불렀다. 노래를 마친 한영애는 "지치지 마십시오. 힘내십시오.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 촛불이 또 다른 민주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광장의 시민들을 응원해 환호를 얻었다.
이어 김민기의 '내 나라 내 겨레',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까지 두 곡을 잇따라 부른 한영애는 "우리는 조금 더 높은 행복을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무조건 건강하시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겁니다. 오늘 조율을 이뤄보죠"라며 끝으로 자신의 노래 '조율'을 불렀다.
한영애는 시민들과 함께 부른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라는 이 노래 후렴구의 끝부분을 "조율 한 번 해냅시다"로 바꿔 부르며 시민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반면 윤복희는 앞서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주소서"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불렀다.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빨갱이'라는 말이, 국가 권력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마저 싸잡아 비난할 때 쓰여 왔다는 점을 잘 아는 누리꾼들은 윤복희의 글에 분노했다. 더욱이 그 '빨갱이'가 곧 '사탄의 세력'으로 규정돼 '물리쳐'야 할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폄훼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윤복희는 1일 "저 역시 촛불 들고 나라를 위해 시위에 나간 사람입니다. 우리들 보고 이상한 말을 올린 글을 보고 전 정중히 올린 글입니다. 촛불을 들고 나온 우리를 얼마 받고 나온 사람들이라는 글에 전 그 사람을 사탄이라 말했고 빨갱이라고 불렀어요"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하지만 돌아선 민심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