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슈퍼 파이널’ 최후의 승자가 되다

2010년 이후 6년 만에 FA컵 우승

서정원 감독은 2013년 수원 삼성 부임 후 매년 줄어드는 예산에도 2014년과 2015년 K리그 클래식 준우승에 이어 2016년 FA컵 우승을 이끄는 지도력을 선보였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역사적인 FA컵 '슈퍼 파이널'의 첫 번째 승자는 수원 삼성이다.

수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후반 13분에 터진 조나탄의 선제골에도 1-2로 패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2-1 짜릿한 승리를 챙겼던 수원은 1, 2차전 합계 3-3 동률로 연장에 돌입했고 전, 후반 30분의 연장에서도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한 양 팀은 10명이나 키커로 나서는 접전 끝에 수원의 10-9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승리로 수원은 2010년 이후 6년 만에 FA컵에서 우승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2무1패로 열세에 그쳤지만 ‘라이벌’ 서울의 올 시즌 2관왕 등극을 저지하는 동시에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FA컵 우승을 위한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서정원 감독은 2013년 수원 부임 후 처음으로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수원이 1골의 우위를 안고 나선 2차전. 하지만 전반 36분 수원의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의 퇴장으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시작됐다. 유상훈이 길게 골 킥한 공을 공중볼 다툼하는 과정에서 이정수가 손으로 박주영의 얼굴을 가격해 전반 20분에 이어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하지만 전반 43분 서울도 다카하기가 태클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해 양 팀 모두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이 됐다. 다카하기는 앞서 전반 20분 수원의 프리킥 상황에서 자리다툼을 하다 이정수와 함께 경고를 받았다.

10명씩 후반 45분을 시작한 양 팀이지만 원정팀 수원이 후반 10분 선제골을 가져갔다. 수원의 공격 상황에서 장호익과 김치우가 충돌해 그라운드가 다소 어수선한 가운데 조나탄이 서울 골키퍼 유상훈을 역동작에 빠지게 하는 슈팅으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수원은 2010년 FA컵 우승 이후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서정원 감독도 2013년 부임 후 첫 우승이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수원이 적지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서울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황선홍 감독은 충돌 이후 앰뷸런스에 실려 나간 김치우를 대신해 주세종을 투입했고, 후반 19분에는 수비수 김남춘을 빼고 미드필더 이석현을 투입해 중원 경쟁의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서울은 후반 30분 아드리아노가 동점골을 뽑았다. 박주영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 사이를 가로 지르는 절묘한 패스를 건넸고, 페널티 박스로 달려든 아드리아노는 텅 빈 수원의 골대에 공을 차 넣었다.

실점한 수원은 후반 34분 이상호를 빼고 조원희를 투입하며 지키기에 나섰지만 후반 43분 윤일록을 대신해 투입된 윤승원이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처리한 공을 박주영이 문전으로 올렸고, 윤승원이 수비수 사이로 파고 들어 방향만 바꾸는 헤딩 슛으로 서울의 두 번째 골을 뽑았다.

전, 후반 15분씩 30분의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한 ‘슈퍼 파이널’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갈렸다. 앞서 9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가운데 서울의 10번째 키커 유상훈이 때린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났고, 수원의 10번째 키커 양형모가 정확하게 골망을 흔들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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