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0만 촛불, 청와대 100m 앞까지 간다!

법원,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 집회·행진 인용

법원이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지점까지 행진·집회를 허용하면서 3일 열리는 6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청와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됐다.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실현되다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서울경찰청장과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조건 및 금지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구체적으로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효자치안센터'까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자하문로16길 21앞'까지, 세움아트스페이스에서 '팔판동 126맨션'까지의 행진·집회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위에 언급한 세 곳 모두 청와대 경계 100m 지점에 속한다. 다만, 집회·행진 모두 오후 1시부터 5시 30분까지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의 행진도 교통안전 등의 이유로 금지됐다.

또, 이날 집회에선 오후 10시 30분까지 종로구 지하문로 푸르메재단 앞에서 집회가 허용돼 사실상 청와대와 200m정도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야간 행진도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시민들은 법원의 인용으로 오후 9시쯤 청와대 앞 200m 지점까지 행진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항의 대상이 대통령이기 때문에 3일 집회에서는 최대한 청와대에서 가장 인접한 곳까지 가겠다는 분명한 의사와 결의가 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3일을 '박근혜 즉각퇴진의 날'로 선포하고 종로구 팔판동과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해 탄핵국면에서도 ‘즉각 퇴진 요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분명히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 오늘은 문화제 아닌 '행진 집중형' 집회

3일 6차 촛불집회 예상 경로(자료: 서울지방경찰청)

이날 청와대방면 행진에 앞서 오후 2시, 퇴진행동 측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연다.

새누리당이 정한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이 국민이 요구하는 '즉각 퇴진'과 대치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같은 시각 보수단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집결해 국회해산을 요구할 예정이어서 시민들 사이에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회를 마치면 퇴진행동 측은 여의도역까지 행진한 뒤 지하철로 광화문광장까지 이동, 오후 4시부터 청와대방면 행진을 시작한다.


행진은 청운동길, 효자동길, 삼청동길 세 갈래로 나뉘어 펼쳐진다.

행진 도중 청와대를 포위하는 공동퍼포먼스와 집회도 진행된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오후 6시 본대회가 1시간가량 이어진다. 이 자리에선 전교조 교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장애인 등이 무대에서 발언한다. 본집회는 청운동, 효자동 등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된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문화제 비중을 줄인 이유는 '청와대 100m행진'에 집중해 대통령에게 국민의 즉각 퇴진 요구를 분명히 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본집회가 끝나면 시민들은 다시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청운동 길, 종로, 서대문 등을 거쳐 청와대를 향하는 길목인 청운동까지 행진한다.

주최 측은 3일 집회에도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울 것으로 내다봤다.

◇ '모바일 국민투표'도 등장

지나달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박종민기자

학생들도 다시 거리로 뛰쳐나온다.

박근혜 하야! 전국청소년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정권 퇴진 자유발언을 펼친다. 이후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한 뒤 오후 6시 본 집회에 합류한다.

이날 참석하는 중·고등학생 대다수가 교복을 착용하고 거리행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광화문광장에선 오후 1시부터 전국 풍물인 시국선언(굿판)이 진행되고, 이후 비정규직 규탄 선언 등 사전행사가 펼쳐진다.

수도권을 비롯한 대구, 경북, 울산, 제주 등지에서도 수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해당 지역의 번화가와 광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달 30일 여러 시민단체들이 모여 선포한 '시민불복종의 날' 정신도 적극 실현된다.

시민불복종은 소등, 경적시위, 퇴진현수막 확대, 가방·옷에 퇴진 버튼 달기, 차량과 상점 유리에 스티커 부착, 청와대 항의전화 등을 통해 생활 속에서도 저항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퍼포먼스다.

이날 집회 장소에서도 오후 7시 전국민 1분 소등, 청와대 홈페이지 다운시키기 등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날 현장 집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시민들은 온라인 국민투표(설문)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1877-6605로 '#국민투표'라는 문자를 보낸 뒤 대화창 안내에 따라 질문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면 된다.

앞서 서울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하철 역사, 지하철 출입구 계단‧난간, 환기구 주변에 총 570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119 소방차량 39대, 구급대 등 소방관 416명이 곳곳에 대기한다.

이동화장실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에 모두 11개동이 설치된다. 민간과 공공건물 화장실 210곳도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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