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반전은 리그 개막전부터 조짐을 보였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9월 청주에서 개막한 '2016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탄탄한 조직력으로 결승 무대까지 경험했다. 비록 여자부 최강자 IBK기업은행의 벽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런 경험은 선수들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리고 이들의 자신감은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도 제대로 빛났다.
KGC인삼공사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28-26 25-17 25-20)으로 완파했다. 1라운드에서 당한 0-3 패배를 그대로 갚아줬다.
완벽한 승리에 서남원 감독도 만족하는 눈치였다. 경기 이후 만난 서 감독은 "지든 이기든 3-0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분 좋게 3-0으로 이겼다"고 웃음을 보였다.
무엇보다 의식 변화가 눈에 띈다. 서 감독은 "패배 의식에 빠져있던 선수들이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 승리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약한 팀들과 연습 경기를 많이 했다"면서 "KOVO컵을 앞두고도 연습 경기 때 많이 졌으니 마음 편히 임하라고 주문했었다. 터닝 포인트는 KOVO컵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지만 고민도 존재했다. 바로 알레나 버그스마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다. 알레나는 이날 경기에서도 공격의 상당 부분을 홀로 책임졌다. 점유률은 무려 49.2%에 달했다.
알레나는 공격이 자신에게 쏠리는 상황에서도 52.4%라는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득점 역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3점을 올렸다.
알레나의 활약에 만족하면서도 서 감독은 공격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알레나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데 그게 고민이다"라면서 "다른 쪽에서 터져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