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 2일 새벽 2시45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 수준.
특히 강정호는 음주 사고 후 도주한 혐의도 추가됐다. 동승했던 친구 A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이 묵던 숙소로 떠났다가 차량 블랙박스 확인 결과 운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강정호는 불구속 입건하고 1차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조만간 강정호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언론도 이 사건을 주목했다. NBC 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피츠버그 구단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벌금과 출장 정지 등 징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강정호가 내년 3월 WBC 대표팀 주축이라는 점이다. 음주 파문에 휩싸인 만큼 국가대표 자격 논란이 불거진다면 여론의 추이에 따라 낙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도 올해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지만 해외 도박 전력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까닭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 감독은 강정호의 음주 사건에 대해 "지금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WBC 대표팀 제외 등 논의에 대해서는 "일단 상황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황망하게 답했다.
KBO도 상황 파악에 분주하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경위 파악 중이고 국가대표 기술위원회에도 보고했다"면서 "나중에 별도로 협의해서 WBC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대표팀에 올랐으니 다친 데는 없는지 몸 상태도 파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재는 추후 문제다. 정 부장은 "KBO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게 아니라 제재를 논하기도 애매하다"고 답했다. 추후 KBO 리그에 복귀했을 때를 감안해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전력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표팀에 또 다른 악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