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혼자면 어때?…나홀로 '촛불'을 들었다

'혼참러' 많아진 촛불집회 풍경, 이번 주엔 같이 가요

지난 11월 26일. 서울에 첫눈이 내린 토요일이었다. 아마 도심 곳곳에는 커플들로 넘쳐날 것이다. 여자친구가 없다고 이런 날 혼자 집에 있을 순 없다. 그래 '촛불 집회'에 가자.

이날은 다섯 번째 촛불이 타오른 날이다. 모인 인원 역시 역대 최대규모로, 주최측 추산 130만 명이 광화문 일대에 모였다. 규모만큼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광화문 광장, 세종문화회관, 청계광장, 서울시청, 대한문 앞, 경복궁역, 삼청로, 종각역 등 여러 곳에서 정당이나 시민 사회단체가 준비한 행사와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촛불집회가 계속되면서 광장의 모습도 변화한다. 점점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난다. 서울시청에서 청계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음식을 파는 노점이 많아졌고 촛불, 가면, 담요, 핫팩 등을 파는 상인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혼자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른바 '혼참러'들도 많아졌다. 특정 단체에서 조직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닌 혼자, 혹은 인터넷 공간에서 의기투합하여 나오는 것이다.

비록 혼자 참여하는 것이지만 직접 깃발을 제작해 들거나, SNS로 실시간 중계를 하며 행진을 하는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만화 '원피스'의 깃발을 들고 온 한 남성은 "단지 만화를 좋아할 뿐인 나같은 사람들도 시국을 염려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해가 지자 본격적으로 행진이 시작됐고 시민들은 청와대를 향해 걸었다. 자하문로에 놓인 차벽을 앞에 두고, 어떤 이들은 자유발언을 이어갔고, 어떤 이들은 노래를 불렀고, 어떤 이들은 촛불로 파도를 탔다. 차벽 위엔 청와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 꽃 모양의 스티커,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었다.

광화문 일대에선 버스킹 공연도 여러 곳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혼참러였지만, '선택'할 수 있는 볼거리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하루종일 혼자서 추위 속에 광화문 일대를 서성거렸지만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속에서 구호도 외쳐보고 노래도 따라 부르다보니 날씨도 한결 따뜻하게 느껴졌다. 내일이면 6번째 촛불이 다시 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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