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는 전북 현대는 ‘북중미 챔피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6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비록 부상으로 가레스 베일(웨일스)은 출전하지 않지만 지네딘 지단 감독은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카림 벤제마(프랑스), 토니 크루스(독일), 마르셀루(브라질),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 등 세계적인 선수와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K리그 클럽으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1998년 K리그에 데뷔해 올해로 프로 19년차 베테랑인 이동국도 클럽 월드컵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세계적인 선수와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경쟁할 기회는 흔치 않다. 선수 생활의 막바지를 향해 가는 이동국에게 클럽 월드컵,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 의미일까.
1일 전북 완주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동국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우승컵을 드는 순간을 함께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아시아를 대표해 가는 클럽월드컵에서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팀과 맞붙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동국은 “상대 팀은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시즌이 끝난 상황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것과는 다른 축구를 해야 이길 수 있다. 일대일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팀도 승리할 수 있다. (김)신욱이가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대 K리그 클럽이 FIFA 클럽월드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3위다. 이동국은 포항을 뛰어넘어 전북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항의) 3위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는 이동국은 “순위를 떠나 첫 경기는 무조건 승리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는 레알 마드리드만 이기면 된다. 대등한 경기를 넘어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을 대비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봤던 이동국은 “비록 지긴 했지만 도르트문트와 시즌 첫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꼭 골을 넣고 싶다”고 개인적인 목표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