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는 지난 30일(현지시간) 200명의 정규직(Full-Time) 직원을 감축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도 정리하고 액션 카메라와 드론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프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2400~33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로 회사 운용비용을 6억5천만달러 수준으로 낮추게 되면 내년 두자릿수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1500명의 직원을 둔 고프로는 샤오미와 같은 더 저렴한 경쟁업체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면서 헬멧이나 몸에 장착하는 카메라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드론 전문업체 DJI에 대항해 고해상도 드론 카르마(Karma)를 출시했지만 제품 결함으로 2500대가 대량 리콜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고프로의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 감소했으며, 내년에도 적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고프로의 구조조정에도 업계의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인력 감축을 하면 당장 수익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이미 밀리고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고 최근 중저가 폰에서도 고해상도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다른 카메라 제품 사용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인스턴트 메신저 업체인 스냅챗은 영상 클립을 캡처해 소셜 미디어에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선글라스 '스펙터클'을 내놨다. 드론 선두 업체인 중국 DJI는 고프로가 고급형 접이식 드론 '카르마'를 내놓은지 일주일만에 성능면에서 앞서는 접이식 드론 '매빅'을 곧바로 출시한데다 카르마 리콜 사태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출시한 드론 카르마와 액션캠 히어로5의 인기가 예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고프로가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폐지한다는 발표는 업계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프로는 초기부터 온라인에 게시한 고프로 비디오 콘텐츠 사용자를 통한 광고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고, 오리지널 엔터테인먼트 영상 제작에도 나설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 회사 코웬그룹(Cowen & Co LLC)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스톤(Robert Stone)은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 전까지 이익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고프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접게되면서 액션 카메라와 드론과 같은 하드웨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하드웨어 시장도 그리 녹록지 않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DJI는 지난 10년간 탄탄한 기술력과 마케팅으로 전 세계 70%의 시장을 점유한 세계 1위 드론 업체다. '카르마'의 대항마 '매빅'의 주문량은 이미 5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션 카메라는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고프로의 신제품 '히어로5'가 출시되자 소니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 'B.O.SS.'가 적용된 'FDR-X3000'과 'HDR-AS300'을 출시했다. 가민은 고성능 GPS를 내장한 '버브 울트라 30'을, 니콘은 자사 광학기술을 적용한 360도 카메라 '키미션' 시리즈를 내놨다. 파나소닉, 올림푸스와 같은 카메라·전자업체는 물론 중국의 샤오미는 고프로를 위협할만한 판박이 제품을 내놓아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프로는 차별화된 비디오 편집 솔루션과 글로벌 시장 1위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2023년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115억달러(약 13조5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드론 시장에서도 고화질 액션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 제품 라인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