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광장 민심, 탄핵 원한다 생각 안해"

김무성, 협상파 전향…유승민에 先 제안온 추미애 협상 제안 수락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1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만난 뒤 "4월말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가) 결정되면 굳이 탄핵하지 않고 합의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추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추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고 아침에 만나게 됐다. 만나서 진의를 얘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임기단축 협상의 경우 추 대표가 1월말을 시점으로 제시함에 따라 여권 비주류의 4월말 퇴진 입장과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당초 여야 협상 실패시 '탄핵 동참' 입장에서 많이 후퇴한 모습을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그는 "협상이 안 되면 12월 9일 탄핵 표결에 동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4월말 사퇴'를 채택한 뒤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 전 대표는 "광장의 시민은 탄핵을 바란다"는 지적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 전 대표의 발언은 탄핵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비박계의 한 축이 협상파 쪽으로 선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관측은 추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해 비주류의 다른 축인 유승민 의원이 거절한 것과 달리 김 전 대표는 수락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당초 추 대표 측 한 3선 의원은 지난달 30일 유 의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이날 오전 회동을 제안했다. 유 의원이 "원칙에 맞지 않다"고 거절하자, "그렇다면 김 전 대표와 접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 입장에선 새누리당의 공식 라인이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성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추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기 때문에 자신이 협상 대표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유 의원과 김 전 대표 중 한 사람이 '탄핵-퇴진' 협상을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아달라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박계와 김 전 대표 측은 박 대통령 퇴진 과정에서 내각제 개헌을 패키지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입장이 일치한다. 결국 내각제 개헌 협상이 비박계 일각의 이탈과 탄핵을 부결 가능성을 높인 촉매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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